모든 당연한 것들로부터

당연하지 않은 것들

by 오렌지샤벳



당연하다는 건 어떤 기준일까?

당신의 당연은 정말 당연한가?

※ 우리가 사는 우주는 임계 밀도 수준의 밀도를 유지하며,

아차 하면 넘어갈 수 있는 상태

딱, 그 경계선의 위에 절묘하게 놓여 있다.

마치 그 경계 위에 연필을 세운 것과 같다.

아주 미세한 각도로 살짝만 기울어도 시간이 흐른다면

한쪽으로 넘어질 수밖에 없는 절묘함!

138억 년 동안 우주라는 연필이 한쪽으로 쓰러지지 않고, 예쁘게 서 있다는 건

태초부터 거의 완벽에 가깝게 균형을 이루고 서 있었다는 것이다.

극악의 난이도를 뚫고 우주는, 지구는 존재하고 있다.

지구 안의 우리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우리는 마법에 가까운 행운을 거머쥔 존재라는 걸 기억해 준다면 참 좋겠다.





우리는 매일 당연한 것들을 마주한다.

언제나 우리를 비추는 햇빛도, 바람도, 저 하늘에 달과 별도,

사시사철 변화무쌍한 자연도, 예쁜 꽃들도….

모두가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들이 항상, 언제나 당연한 것은 아니라는 걸,

우리는 이제 안다.

흐르는 세월 속에서,

코로나를 겪으며 많은 것이 변했다.

그 흔하던 학교 앞 문방구도,

동네 아이들 모두 뛰어나와 놀던 골목길의 풍경도,

개울가에 모여 함께 헤엄치던 일상도,

시냇물에 흔히 살던 송사리 떼·미꾸라지·가재도 이젠 보기가 힘들다.



평범하고 당연해 영원할 것 같았었던 것들!

이 모든 것들은 더 이상 당연한 것들이 아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많은 당연한 것들을 잃었다.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운 많은 것들이

시간의 흐름 속에,

상황에 따라,

사라지거나 변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모든 당연한 것들과 언제든 헤어질 결심을 해야 할지 모른다.

그것이 무형의 것일 수도, 유형의 것일 수도 있고,

사람일 수도, 내게 남은 시간일 수도 있다.

우리는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많은 것들을 잃게 될지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면 아차 싶고, 두려움과 상실감에 마음이 스산해진다.

당신은 이 모든 당연한 것들과

헤어질 준비가 돼있는가?

언제고 떠나보낼 자신이 있는가?



삶이 길어질수록 자연스레, 채울 것보다 잃어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삶은 손가락사이로 흩어지는 모래처럼,

손끝에 닿으면 터지고 말 비눗방울처럼,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

그래서 더 값지고 소중한 것들,

놓치기 아까운 것들이 우리 삶 곳곳에 넘쳐난다.

가졌을 땐, 곁에 있을 땐 몰랐을, 그 모든 당연하고 사소한 많은 것들에

우린 진심으로 감사를 표할 수 있을까?

일일이 말하기 어렵고, 번거로운 별것 아닌,

그냥 그런 모든 것들에 감사할 수 있을까?

매일 반복되는 지루한 일상도,

매일 먹는 평범한 밥상도,

지금 내 곁에 머무는 사람들도,

언제나 나만 바라보는 눈망울도,

뭐 하나 별다른 것 없고 특별하지 않은 그들에게,

우리는 더 늦기 전에 마음을 다해

감사와 사랑을 전해야 하지 않을까?



운동을 하다 보면,

고통스러운 순간이 지나고 한숨 돌릴 때

편안함과 행복감이 밀려온다.

편하게 있을 땐 몰랐던 쉼이,

처음 맛본 맛있는 음식처럼

별스럽게 맛나고 다디달게 느껴진다.

인간은 상실에서 배우고, 슬픔에서 기쁨을 발견한다.

고통을 통해 평범한 행복을 떠올린다.



잃기 전엔, 사라지기 전엔 전혀 몰랐을 당연하고 평범한 것들!

아침에 나간 사람이 저녁에 당연히 돌아오지 못할 수도,

한 존재가 하루아침에 세상에서 사라져 버릴 수도 있다는 걸,

나는 배웠다.

그럴 수도 있는 게 인생이라는 걸 깨달았다.

한 사람이 증발해 버린 세상은

놀라우리 만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사람하나 사라진다고 세상이 멈춘다거나, 큰 변화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진 않았지만, 정말 별일 아니라는 듯

우리 가족을 제외한 모든 것들은 무섭도록 평화로웠다.

인생의 덧없음을 깨달았고 잘 살아야겠다는 결심도 했다.

누구나 갑작스러운 상실을 마주할 수 있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는 이별과 상실에

후회를 하게 될 수도 있다.



부디 매 순간 마음껏 살아주기를,

모든 것들을 충분히 느껴주기를….

그 모든 것의 진정한 의미와 감사를,

작은 것에서 오는 소소한 기쁨과 만족을,

평범한 행복의 가치

최대한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

내가 보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현재가 얼마나 아름다운 선물인지 알아채기를….

잃기 전에, 아프기 전에 더 많이 행복하고 마음껏 사랑했으면, 소중함을 깨달았으면!

그럴 수 있다면 참 좋겠다.

모든 당연한 것들이 우리에게 말한다.

“우리가 아닌 그대들을 위해 꼭 그랬으면 좋겠다고!”



사진출처:pixabay, AI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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