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26 눈물
어느 비 오는 날이었다.
회색빛 구름 아래,
나는 오래된 책방에 들어섰다.
습기로 부풀어 오른 책들 사이에서
한 권의 낡은 일기를 발견했다.
책장을 넘기던 손끝에
묻어나는 잉크 자국,
그 글씨엔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누군가의 고백,
누군가의 잃어버린 시간들.
그리고 종이에 남겨진 희미한 얼룩.
그것이 눈물이라는 걸 알아차리기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다.
그 눈물은,
기쁨인지 슬픔인지 분간할 수 없는
그 어떤 말보다 진한 감정을 담고 있었다.
책방을 나와 비를 맞으며 걸었다.
머릿속엔 낡은 종이에 스며든
그 눈물의 주인이 떠올랐다.
그 사람은 지금 어디 있을까?
아니면, 이미 그 시간 속에서
영원히 멀어진 걸까?
빗방울이 얼굴을 타고 흘렀다.
그 순간,
내 눈에서 떨어지는 것도
비인지 눈물인지
나조차 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