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91. 파티가 아니라 그냥 수다떨기
Saturday, February 8, 2025
직장 동료의 생일에 초대받았다.
이제는 이런 모임에 스스럼없이 갈 수 있다는 게 새삼 신기하다. 예전엔 이런 모임에 가는 게 참 부담스럽다. 영어가 언제나 문제였기 때문이다. 근데 이제는 나의 귀차니즘이 문제일지언정 영어는 더 이상 나의 걸림돌이 아니다.
작년에는 레스토랑에 가서 파티를 했었는데 이번에 생일자 집에서 파티를 한다 해서 다른 편안한 분위기가 예상된다.
파티장소에 도착! 너무 일찍 온 걸까? 파티장소에 도착했을 땐 뭐 아무것도 준비된 게 없었다. 이게 뭐지?
사실 기대는 하지 않고 있었다. 이미 이런 경험을 했었기 때문에 화려한 생일 파티는 기대 안 했지만 이건 정말 사람 초대해 놓고 그냥 장소만 빌려 논 것에 불과했다. 들고 온 생일선물이 아까울 정도로 왜 왔나 싶었다.
파티라기보다는 그냥 수다 떨러 왔다고 생각하는 게 더 적절했다. 초대된 사람들은 마치 당연하듯이 차려진 몇 가지 간식들을 챙겨서 소파에 앉아 옆사람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눈다.
사람이 좀 모이니 피자를 주문하더이다. 근데 돈을 나눠서 내야 한다고? 생일주체자가 음식을 준비하는 게 한국만의 문화였던가? 같이 온 한국인 동료와 눈을 마주치면서 신호를 보냈다. 뭐 이런 파티가 다 있나. 하지만 초대된 사람들은 너무나 당연하듯이 받아 들렸다.
주문한 피자가 올 때까지 보드게임을 했다. 정말 생전 처음 해보는 카드게임을 하는데 재미도 없고 이해도 안 되는데 둥그렇게 앉아서 게임을 참여할 수밖에
없었다. 신나는 척이라도 해야지. 이 생파를 위해 나름 하루종일 제대로 먹지도 못했는데… 배고파죽겠다.
주문한 피자가 와서야 게임을 멈출 수 있었고 그와 동시에 각자 수다를 떨기 시작했다. 차라리 수다 떠는 게 맘이 편했다. 이런 식의 파티라면 나도 수백 번은 주최했을 거다. 친한 동료의 생일이라 왔다마는 다시는 오고 싶지 않은 파티다. 웃긴 건 작년에도 이렇게 말하고서는 또 왔다는 것.
어쨌든 이렇게 얼굴 도장을 찍어놔야 직장에서 마주쳤을 때 어색하지 않기에 하루 투자했다 여기련다.
오늘의 픽:
보드게임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