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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정리 임박

EP113. 냉동실부터

by Sonya J

Sunday, March 2, 2025


일요일 아침. 오늘도 온라인 예배로 하루를 시작한다. 토요일 저녁밥을 먹고 나면 그동안 참아왔던 밀린 잠들이 몰려온다. 어제도 졸린 눈을 부릅뜨고 글을 쓰고 잤는데 오늘 다시 확인해 보니 오타가 많이 있더군. 귀찮아서 아직 고치지는 못했다. 틈틈이 내가 쓴 글을 다시 읽어보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오타들을 발견한다. 다시 고치기도 하지만 어쩔 땐 누가 신경이나 쓸까 하는 마음도 있다. 어쨌든 내 글들도 내 자산이니 잘 관리해야지.


쉬는 날 꼭 해야지 하는 것들이 있는데 이번 주는 부엌정리다. 남편이 회사에서 가져오는 먹거리들이 점점 쌓이면서 왠지 모르게 창고처럼 돼버리고 있는 부엌이 꼴배기 싫었다. 공짜 먹거리들이 생기면서 나름 식료품비를 아낄 수 있다고 좋아했지만 두 명이서 사는 집에서는 그렇게 빨리 식재료가 소비되지 않기 때문에 먹는 속도에 비해 재고가 쌓이는 속도가 더 빠르다.


작년에 쌀 20kg를 10개나 가져왔는데 아직도 다 못 먹고 있다. 이제 4개 정도 남았는데 덕분에 쌀값을 아낄 수 있어 좋았다. 옛날 옛적 부자들이 곡간에 쌀가마를 두둑이 쌓아놓고 살았던 것처럼 나도 그렇게 쌀을 쌓아놓고 살아보니 부자가 된 기분이라 할까. 거기다가 라면박스, 음료, 양념장 등등 부엌에 점점 쌓아지고 있다. 얼마 전에는 냉동식품까지 챙겨 왔는데 더 이상 들어갈 자리가 없어서 그냥 버려야 하는 상황까지 일어났다.


생전 처음 보는 식료품들도 있어서 도대체 어디다 쓰는 물건인지 알 수 없는 것들도 많다. 그럴 때면 인터넷으로 레시피를 찾아서 만들 수 있는 거면 챙겨놓는다. 그중 하나가 예전에도 소개한 적이 있는 Maggie 소스다. 이렇게 먹거리들이 늘어나니까 냉장고도 정리가 필요해졌다. 특히, 냉동실은 이미 포화상태. 내일 할 일은 이미 정해졌다. 냉동실 정리. 냉장실은 여전히 텅 비어 있다. 언제나 일주일치만 사놓기 때문에 금방 소진되는 것들로만 채워져 있기에. 정리의 신이여. 나를 도우소서. 부디 하루 만에 끝날 수 있기를.


오늘의 픽:

이거 진짜 득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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