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her's Day

EP218. 보고 싶은 아빠에게

by Sonya J

Sunday, June 15, 2025


한국은 어버이날 있지만 캐나다에는 엄마, 아빠의 날이 따로 있다. 공식적인 휴일은 아니지만 6월 셋째 주 일요일인 오늘이 바로 father's day이다. 교회에 갔더니, 웬일로 목사님이 정장을 입고 설교를 했는데 오늘이 아빠의 날이라서 한번 갖춰 입어봤다고 한다. 한국과는 다르게 여기 목사님들은 캐주얼한 복장으로 설교를 하신다. 그래서 본인도 조금 어색해하는 것 같았다.


우리 부부에게는 아이가 없기 때문에 우리 남편은 아빠라는 말을 아마 평생 못 듣고 살 거다. 내가 엄마가 될 수 없듯이. 그래서 딱히 우리 부부사이에서 이날은 큰 의미가 없다. 그래도 한국에 부모님이 계시니 연락이라도 드리고 싶지만 그것도 쉽지가 않다. 가끔 카톡으로 아빠라 메시지를 주고받고는 있는데 무소식이 희소식처럼 서로 그렇게 지내고 있다. 가끔 아빠가 보내주는 사진들을 볼 때면 어느새 흰머리로 뒤덮인 아빠의 모습에 기분이 짠할 때가 많다. 역시 세월은 세월인가 보다. 마지막으로 아빠를 본 게 7년 전이었는데 그때 모습은 이제 온대 간데 없이 많이 늙으셨다.


작년에 한국에 한번 갈까 생각 중이어서 아빠에게 말했더니, 오지 말라했다. 이런 말 드리기는 죄송하지만, 내가 한국에 가고 싶은 건 다른 이유 때문이지 부모님이 보고 싶어서 가려던 것이 아니었다. 어떤 의미로 그런 말을 한지는 안다. 내가 한국에 간다고 하면 남편과 함께 올 거라고 생각할 텐데 결혼할 때 한번 보고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아마 엄청 어색할 거다. 큰 사위하고도 그렇게 어색하게 지내는데 겨우 한번밖에 안 본 사위는 오죽할까.


젊었을 때 우리 아빠는 정말 호랑이 같은 분이었다. 교도관이었던 아빠는 그리 다정다감한 성격은 아니었지만 책임감이 강하셨고 의리가 있는 분이셨다. 그런 분이 지금은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어 자식들 눈치 보고 사시는 것 같다. 정신적으로 아픈 엄마 때문에 젊은 날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살았던 아빠. 그래도 끝까지 엄마를 지켜줘서 감사하다. 다른 건 몰라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끝까지 우리 가족을 지켜줘서 감사하다. 지난 세월을 돌아보면 저걸 어떻게 견뎠을까 할 정도로 힘들었을 텐데 잘 버텨줘서 감사하다.


아빠. 항상 건강하시고 언제나 감사합니다. 비록 이 말을 직접 말하지 못해서 죄송하지만 덕분에 저도 잘 살고 있어요. 한국에 언제 갈지는 모르겠지만 더 늦기 전에, 후회하기 전에 꼭 뵈려 갈게요. 보고 싶네요. 아빠가 누구보다도 자랑스러워하는 둘째 딸. 저는 잘 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엄마와 오손도손 건강히 잘 지내시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아요. 엄마도 보고 싶다고 전해주세요. 보고 싶고 사랑합니다.



오늘의 픽:

아직도 연습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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