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살아내는 중입니다

2.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하루를 견딘다는 것

by 박하루

거의 매일 받고 있는 “밥 잘 챙겨 먹어”라는 안부 문자.그 짧은 문자 안에는 내 발작을 목격했던 주변인들의 걱정과 불안이 담겨 있다.


누군가에겐 평범하고 흔한 인사말이지만

내게는 쓰러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항상 곁에 있을 수 없다는 불안함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가끔은 그 짧은 말 너머에 있는 무언의 응원이 오히려 나에게 찾아온 병을 원망하게 만들기도 한다.


아무 일 없이 흘러간 하루는 나에게 성공한 하루다.

몸이 무사했고, 정신이 온전했고, 기억이 날아가지 않았다면 나는 오늘을 잘 살아낸 거다.

하지만 그 성공한 하루는 절대 아무렇지 않게 주어지지 않는다.

하루를 계획적으로 움직이고,

감각을 예민하게 살피며,

늘 다음을 대비해야 하는 긴장의 연속이다.

남들보다 건강하고 바른 생활을 하기 위해 마음을 붙잡고, 스스로를 붙든다.


그렇게 하루를 성공한 하루로 만들기 위해

나는 온종일 나를 살핀다.

이유 없는 피로, 갑작스러운 울렁임,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 순간들.

그 작은 이상 신호들에 민감해지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채 나만의 싸움을 이어간다.


가장 조용한 날들이 사실은 가장 치열한 날들이었다. 겉으론 평온해 보여도,

내면에서는 늘 파도가 일고 있었다.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은 채 무사히 넘어간 하루.

나는 그 하루의 끝에서 조용히 숨을 내쉰다.

오늘도 잘 버텼다고.

말하지 않아도 아는 나만의 위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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