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을 앞두고 육아용품 준비와 함께 해야 하는 것이 바로 집안 환경을 바꾸는 일이다. 집안 환경 바꾸기는 아기가 신생아일 때와 기어 다니기 시작할 때, 그리고 걸어 다니기 시작할 때 각각의 단계별로 필요한데 대부분 아기의 안전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에 안전 가드와 안전 문 설치 등을 제외하고는 출산 전에 한꺼번에 하는 것이 좋다. 출산 전에 해야 하는 집안 환경 바꾸기는 아기 방 만들기 또는 안방 바꾸기, 집안 가구 재배치, 아기에게 위험할 수 있는 물건 치우기, 거실 매트 깔기, 욕실 바닥에 미끄럼방지 매트 깔기, 홈 캠 설치 등이 있고, 아기가 기어 다니기 시작하면 거실에 안전 가드와 안전문 설치하기, 가구 모서리에 보호대 부착하기, 각종 수납장에 안전 고리 달기 등이 있다. 집안 환경을 바꿀 때 위치나 사용하는 용품은 아내와 상의해서 결정하되 일 자체는 몸 쓰는 일이 많기 때문에 남편이 해야 한다. 육아를 위해 집안 환경을 바꾸는 목적은 크게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태어날 아기가 자라고 지내기에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고, 두 번째는 아내와 남편이 육아를 하는 데 편리한 동선과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집안 환경을 바꾸고 나면 중간에 일부 가구를 재배치하거나 새로운 수납가구를 설치해야 할 수는 있지만 큰 틀은 아기가 만 3살 이후에도 유지되기 때문에 처음에 번거롭더라도 제대로 바꾸는 것이 좋다.
집안 환경을 바꾸는 일 중에 가장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아기가 잠자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 부분은 단순히 환경을 바꾸는 것만이 아니고 아기의 분리 수면과도 연계가 되는 사항으로 아기 방을 따로 마련할 것인지 아니면 안방을 바꿔서 아기 방을 겸할 것인지에 대한 결정이 먼저 필요하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아기 방을 따로 꾸밀 수 있는 공간적 여유가 있어야 하고 분리수면을 할지에 대한 부부간의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분리수면은 보통 아기가 신생아 시기를 지나고 생후 3개월~6개월 사이에 진행되는데 아기를 다른 공간에서 재우게 되면 부모 입장에서는 아기가 잘 자는지 걱정되기도 하고, 아기가 통잠을 못 자고 새벽에 깰 경우 중간에 돌보기 위해서 들락날락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쉽지는 않다. 분리수면을 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도 존재하기 때문에 아내와 남편이 함께 고민해서 결정해야 하며 만일 분리수면을 진행한다면 아기 방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진다. 아기 방을 꾸밀 때는 꼭 홈 캠을 설치해서 언제든지 아기를 살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 경우는 신생아 기간에는 안방에 아기 침대를 놓고 재우다가 생후 4개월 시점부터는 아기 방에서 분리수면을 시작했는데, 쌍둥이인 관계로 부부침대에서 같이 자기 어려운 점과 아기들을 재우고 난 후 부부만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 그리고 아기들 스스로 잠자게 하는 분리수면의 장점에 대한 공감 때문에 시도하게 되었다. 나와 아내는 아기들이 잠들 때까지 아기 방에 같이 있다가 아기들이 잠이 들면 방에서 나왔는데 다행히 우리 아기들이 가끔씩 새벽에 깨서 울며 보채기는 했지만 대부분은 통잠을 잤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다. 분리수면에 대한 반대 의견도 있고 진행하는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있지만 나는 꼭 시도하라고 추천하고 싶다. 그 이유는 아기들을 재우고 난 후 잠자기 전이라도 침대에서 부부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고 아기에 대한 부담 없이 편하게 숙면을 취하는 것이 남편과 아내 모두에게 꼭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아내가 전업 주부인 경우에는 하루 24시간 동안 아기와 떨어지지 않고 같이 지내게 되면 아무리 아기가 사랑스럽더라도 정신적으로 힘들고 육체적으로 지칠 수 있기 때문에 아기가 잠자는 시간만이라도 육아로부터의 공간 분리가 꼭 필요해진다. 분리수면 시기와 방법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각종 육아 책이나 인터넷에 잘 나와 있으니 참고하면 될 것 같다.
아기가 잘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면 그다음으로 각종 육아용품을 보관하기 위한 수납장 설치와 아기가 노는 공간 마련, 그리고 아기가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시기가 되면 위험할 수 있는 가구들의 위치 변경이나 정리가 필요하다. 출산 전에 아내와 함께 상의해서 아기 방과 거실의 가구 위치를 어떻게 조정하고 육아용 수납장들은 어디에 놓을 지에 대해 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남편과 아내의 의견이 충돌하기도 하는데 남편이 생각할 때는 굳이 옮길 필요가 없는데 아내는 옮기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거나, 이미 배치를 다 끝냈는데 아내가 생각이 바뀌어서 다시 원래 위치로 옮기자고 하는 경우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남편보다는 아내가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집안 구조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내의 의견에 따르는 것이 좋다. 그리고 가구 재배치 후에도 집안을 보았을 때 혹시라도 아기가 기어 다니거나 걸어 다닐 때 조금이라도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것 같으면 귀찮더라도 다시 바꾸어야 한다. 육아를 하다 보면 아기가 물건을 떨어뜨리거나 어디에 부딪히면서 다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데 그러한 상황이 전혀 예측 불가능했던 경우보다는 예상이나 우려는 되었지만 설마 하고 지나쳤던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아기가 저 위에 있는 걸 건드려서 떨어뜨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아기가 기어가다가 혹시 저기에 부딪히는 거 아니야? 등과 같이 예상은 되지만 설마 하고 넘어갈 때가 있는데 대부분은 그 우려가 실제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가구 재배치가 끝났으면 아기가 주로 생활하는 공간인 거실과 아기 방에 매트를 깔아야 한다. 바닥매트는 아기가 스스로 기어 다니기 시작할 무렵에 깔기도 하지만 아기가 신생아 때 바닥에 눕힐 때도 있고 바운서 등에서 아기가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에 육아를 시작할 때부터 깔아놓는 것이 좋다. 바닥 매트는 아기가 커서 뛰어다닐 때까지 오래 사용하는 용품이기 때문에 청소하기 편하고 충분히 두꺼워서 층간 소음도 방지할 수 있는 제품으로 사는 것이 좋다. 그리고 바닥 매트는 보통 표면만 청소하고 매트 밑은 신경을 안 쓰게 되는데 자주는 아니더라도 한두 달에 한번 정도는 매트를 들어내고 청소해 주는 것이 좋다. 매트 밑에 음식이나 먼지 등이 쌓여서 위생에 좋지 않을 수도 있고 혹시라도 물이 바닥에 흘러서 장시간 방치될 경우 바닥재가 썩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 경우에는 거실 화분 받침대의 물이 넘쳐서 매트 밑으로 흘렀는데 전혀 알지 못한 채 두세 달이 지난 후 보았더니 바닥재가 썩어 있는 바람에 바닥을 뜯어내고 재시공을 해야 했던 적도 있었다. 또한 욕실 바닥에는 미끄럼방지 매트를 반드시 깔아야 한다. 욕실은 아기를 목욕시키기 위해 부모가 주로 이용하는 공간이지만 아기가 자라면서 혼자 욕실로 걸어 들어가는 경우가 생기는데 욕실 바닥이 물에 젖어 미끄러울 경우 자칫 아기가 넘어져 다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욕실 바닥의 미끄럼방지 매트는 아이가 커갈수록 아이 혼자 욕실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기 때문에 아이가 충분히 클 때까지 계속 유지하는 것이 좋다. 내 경우에도 아기들이 막 걷기 시작했을 때 혼자 집에서 돌보았던 적이 있었는데 잠깐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하던 중 갑자기 욕실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려 급하게 가보니 거실에서 놀고 있던 아들이 문이 열린 욕실에 들어갔다가 미끄러져서 머리를 바닥에 부딪쳐 울고 있었다. 그때 스스로를 자책하며 아들에게 혹시나 이상이 있을까 무척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히 머리에 조그맣게 혹이 생겼을 뿐 다른 문제는 없었다. 그 일이 있고 나서 바로 욕실 매트를 주문해서 깔았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한 마음과 함께 왜 더 일찍 매트를 깔지 않았는지 후회가 된다. 욕실 바닥 매트를 까는 경우에는 거실 매트보다 더 자주 매트 바닥 청소를 해주어야 하는데 욕실은 머리카락이나 물 때 등으로 쉽게 더러워지기 때문이다. 욕실은 아기를 목욕시키는 공간으로 아내가 청결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곳이기 때문에 아내의 잔소리를 피하기 위해서는 주기적으로 청소를 해주는 것이 좋다.
육아를 시작하면서 새로 설치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홈 캠인데 거실과 아기 방에 각각 설치하는 것이 좋다. 우리 집의 경우 출산 후 산후 도우미를 고용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거실과 아기 방에 각각 설치를 했는데 아기가 만 세 살이 될 때까지 아내와 내가 모두 유용하게 활용한 육아용품 중 하나였다. 홈 캠은 산후 도우미나 육아 도우미를 고용할 경우 부모가 방에 들어가거나 잠깐 외출하는 등 자리를 비울 때 아기 상황을 모니터링할 때 필요하고 아빠나 엄마가 회사에서 아기가 어떻게 놀고 있는지를 보고 싶을 때 유용하다. 집 안에 홈 캠이 있는 것 자체로도 부모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더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심리적인 효과도 있기 때문에 꼭 설치하는 것이 좋다. 홈 캠은 전자제품에 익숙한 남편이 브랜드를 알아보고 구매하고 설치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산후 도우미나 육아도우미를 고용할 경우에는 면접 시에 집안에 홈 캠에 설치되어 있음을 미리 얘기하는 것이 좋다.
아기가 기어 다니는 시기가 되면 집안에 안전 가드와 안전 문을 설치해야 하는데 안전 가드는 아기가 주로 노는 공간인 거실과 아기 방에, 안전 문은 주방 입구와 현관 입구에 설치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 중 주방은 조리 중인 뜨거운 음식들과 칼이나 가위 같은 날카로운 주방기구들이 있기 때문에 아기가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안전 가드와 안전 문을 설치하고 아기가 최소한 만 세 살 정도까지는 유지하는 것이 좋다. 아기가 기어 다니기 시작하면 엄마나 아빠가 잠깐 다른 일을 하는 사이에 집안 곳곳을 다니면서 위험한 물건에 손을 대거나 다칠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과하다 싶을 정도로 아기를 보호하기 위한 환경을 만들어 놓는 것이 좋다. 우리 집의 경우에는 거실과 아기 방은 아기들이 걸어 다니기 전까지만 안전 가드를 설치했고 주방과 현관에는 만 세 살 정도까지 플라스틱보다는 튼튼하고 높은 철제 안전 문과 안전 가드를 설치했으며 거실 TV가 스탠드형인 관계로 TV장 주변은 만 세 살 이후로도 계속 안전 가드를 설치해서 사용하고 있다. 가정마다 집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어디에 안전 가드와 안전 문을 설치해야 하는지를 일률적으로 얘기하기는 어렵지만 최대한 아기를 위험한 상황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남편이 육아 동선과 집 구조 및 가구 배치를 고려하여 설치 장소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가구의 모서리나 각이 있는 부분은 꼭 모서리 보호대로 감싸서 아기가 충돌하더라도 다치지 않게 해야 하고 서랍에는 안전 고리를 달아서 아기가 함부로 열지 못하게 해야 한다. 특히 거실의 TV장 서랍에는 가위나, 칼, 드라이버 등 만지면 위험한 물건들이 수납되어 있는 경우들이 많고 주방에는 각 종 칼이나 가위 등 위험한 주방용품이 많기 때문에, 해당 물건들을 아기가 손이 닿지 않는 안전한 곳으로 옮기거나 안전 고리나 잠금장치를 달아서 아기가 쉽게 만지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생아와 영유아 시기에는 아기들이 다치지 않도록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부모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특히 아이가 걷고 뛰노는 시기가 되면 왕성한 호기심과 활동성으로 집안 구석구석을 누비면서 온갖 행동을 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다칠 수 있는 환경은 미리 제거하는 것이 좋다. 아이는 해야 할 행동과 하지 말아야 하는 행동을 어른처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집안에서 어디에 부딪히거나 떨어져서 다치게 되면 그 책임은 오롯이 부모에게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