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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화
산업에 대한 이야기 Part 6
동양생명과 육류 도소매업체
by
고니파더
Aug 26. 2024
동양생명의 육류담보대출 사기 피해로 인해 어느덧 금융권에서 기피대상 1호로 전락한 육류 도소매업체.
오늘은 이들 업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문제의 Focus 는 '사기'에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 그 대상인 '육류'에 비판적인 시각이 쏠리는 느낌이라 조금 아쉽습니다.
그렇다고 이들 업종을 두둔하는 것은 절대 아닌 것이, 무엇보다 그들의 사업구조가 그리 밝아 보이지는 않기 때문이죠.
저마진 구조와 소규모 업체들의 경우 매출채권 회수의 어려움, 수입육 유통업자의 경우에는 환 리스크
까지. 어느 것 하나 장미빛 전망을 보여주는 것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1~2개의 업체들이 심심치 않게 여신 증액을 신청하고 있는데, Market Leader 격인 이들 업체들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좋은 기회여서 금번에 글로 남기게 되었습니다.
시작하기 전에 일러둘 것은 여기서 이야기 하는 대부분의 업체들은 매출액이 최소 1,000억 이상인, 대형 마트에 주로 유통하는 회사들이라는 점입니다. (일반 정육점에 납품하는 작은 업체들과는 구분할 것.)
먼저 국내 수입육 시장의 주요 구매처는 미국시장과 호주시장입니다.
마트에 나가보면 알겠지만 일반적으로 미국산의 가격이 보통 더 쌉니다.
이 말은 원재료 가격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게 되면, 미국산을 주로 취급하는 유통사의 판가 전이가 더 쉽다고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님)
따라서 주요 품목 비중 중, 미국산이 더 많다고 하면 수익성이 조금 더 개선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현장 인터뷰 결과
현재는 미국산의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고 그에 따른 호주산과의 가격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고 하니, 이 부분은 추가적으로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또한 수입되는 소고기 대부분은 냉장식품으로 전체 유통 물량의 6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냉동에 비해 유통기한은 짧지만 현지 구매가 비교적 수월하고 가격 변동성이 낮기 때문에 판매 리스크는 적은 편이라고 하니 참고할 것.
금번에 심사를 진행하면서 새삼 새롭게 알게 된 것으로
축산물 유통의 경우, 국내에서 유통되는 소고기의 유효기간은 평균 90일이라고 하며 도축일이 아닌 가공일을 기준일
로 삼는다고 하는데, 특이한 점이었습니다. (냉장식품의 경우)
이것은 수입되는 소고기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생산되는 한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기준입니다.
예상보다 긴 유통기간에 놀랐는데, 그러다 보니 미국과 호주에서 해상으로 수입되는 기간이 40일이나 걸려도 맛이나 위생상태는 괜찮다는 말이 언뜻 이해가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결국 통관절차까지 마친 이들의 평균 소요시간이 40일이면 고기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 라는 저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간 셈이 되어버린 거죠.
또한 한가지 더 인상적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최근 이들 업체들의 매출과 수익 성장세가 매우 눈부시다는 겁니다.
원인을 따져보니 코로나 팬더믹 영향이 상당히 컸는데, 일종의 코로나 수혜업종에 해당된다고 봐야 합니다.
얼핏 생각해 보면 코로나로 인해 외식 비중이 줄어들어서 소고기 유통 물량이 줄어들 것 같지만, (사실 코로나 초기에는 그랬다고 함)
홈 쿡 증가의 영향으로 이들 물량을 가정에서 고스란히 흡수했다고 합니다.
더불어 정부재난지원금으로 축산물을 구매하는 빈도 역시 증가하기도 했죠. (몸보신을 해야겠다는 일념하에 - 실제로 이 글을 쓰고 있는 시점, 저 역시도 재난지원금을 소고기 사는데 사용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마켓컬리, SSG 등의 온라인 쇼핑몰의 활성화는 해당 업계의 매출과 수익성을 성장시키는 데 중요한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생각할수도 있습니다. (출처: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심사체크포인트로 이들 업체의 납품업체 역시 반드시 확인해 봐야 하는데,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와의 거래선이 장기간 확보되어 있다면 일단 긍정적으로 봐도 무방합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대기업과의 거래선 확보는 마진에는 부정적이나, 안정적인 사업 영위에는 긍정적인 시그널
로 봐줘야 하기 때문이죠.
여기에서 궁금했고 의문점을 가졌던 점은,
'왜 이마트나 홈플러스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직접 해외공급업체와 직거래를 못하는가'
와
'이들 업체들이 해외 공급업체와 직거래를 시작하는 순간, 기존 업체들의 경쟁력은 추락하는 것 아닌가'
였습니다.
업체 면담 간에 새롭게 알게 된 내용이 많았는데 당분간 이마트와 같은 대형 유통업체들이 이 시장에 진출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가장 큰 이유로 해외공급업체들이 우리나라 대형 유통업체들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데에 있습니다.
여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는데, 가장 큰 것으로는
대형 유통업체들의 경우 국내에서 잘 팔리는 베스트셀링 부위, 즉 등심이나 안심등을 선호하는데, 해외공급업체들은 도축되는 모든 부위를 수출하기를 원한다
고 점입니다.
결국 양사의 이해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거래가 성사되기 힘든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둘째는
막대한 재고물량이 발생하는데, 이를 대형유통업체들이 관리하기가 만만치 않다
는 겁니다.
위에서
이야기 했던 것처럼 냉장식품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90일 이내의 유통기간내에 판매해야 하는 리스크를 대형유통사들이 지지 않으려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예상했듯이 냉동/냉장창고의 확보가 필수적인 분야로, 자가사업장을 보유하고 있다면 긍정적인 시그널로 봐도 좋을 듯 싶습니다. (부동산은 항상 하는 이야기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
써놓고 보니 꽤 긴 글이 되었네요.
열위한 업종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육류 도소매업을 심사하는데 힘이 많이 들어갔던 것 같습니다.
다만 아무리 열위한 업종이라고 해도 그 안에서 일정수준 이상의 MARKET POWER가 있는 업체라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지원해 줘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것이 심사역의 진정한 역할이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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