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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화
산업에 대한 이야기 Part 4
개발비와 무형자산, 제약바이오산업
by
고니파더
Aug 26. 2024
오늘은 과거에는 투기성 주식으로, 코로나 19 이후로는 인류를 구할 대박 주식으로 평가받고 있는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케토톱'으로 유명한 '한독'이라는 업체를 심사하면서 해당 업계에 대해 경험하고 분석할 수 있었는데요.
특히 연구개발비와 개발비 관련 무형자산 회계처리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한 부분이라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 불친절했던 재무담당 이사의 언행도 기억에 남아있음)
그런데 이게 왜 저한테는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았을까요?
생각해 보니 무엇보다
이론적으로 배웠던 것들을 실무에서 적용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이게 사실 심사하면서 제일 중요한 부분임)
사실 무형자산 계정은 재무회계에서도 이론적으로만 다루는 부분입니다. 재무분석을 할 때도 실제 큰 가중치를 두고 분석하는 경우는 없다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제약회사의 개발비와 연구개발비 계정이라면 사정이 다릅니다.
제약/바이오 업체를 심사하면서 유형자산이나 매출액만 주야장천 보고 있는다?
Key factor를 전혀 모르고 하는, 수박 겉핥기식의 심사가 되어 버릴 것입니다.
결국 각 업계를 잘 알아야 재무분석도 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산업분석 → 그룹분석 → 기업분석으로 이어지는 틀
이 여기에도 적용이 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서두는 여기까지로 하고, 제약/바이오업체에 대한 투자심사 이야기에 대해 본격적으로 시작해 봅니다.
먼저 생산하는 의약품 기준으로 보면 오리지널과 제네릭으로 구분되는데, 전자는 우리나라와는 거의 상관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수치를 정확히 특정할 수 없지만 국내 대부분의 제약사는 제네릭 제품을 생산한다고 봐도 무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잘 아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한 제품이 연구개발 단계에서 상용화되기까지의 절차가 너무나 길고, 그 과정에서 투입되는 투자금액도 어마어마하기 때문이죠.
한 기업이 책임지고 끝까지 새로운 의약품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은 까닭입니다.
제네릭 약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의 경우가 대다수라고 한다면, 어떤 부분을 유심히 봐야 할까요?
삼성전자 대표 상품인 갤럭시 핸드폰이 얼마나 팔리는지 알아야 향후 매출과 수익성 추이를 알 수 있듯이,
히트되고 있는 제네릭 의약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일단 이런 업체 재무분석을 할 때 선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시장에서는 보통 연매출 100억 이상 시현하는 제품을 기준으로 합니다.
일단 의약품 이름을 들었을 때 '어? 이거?'라는 생각이 든다면 히트 상품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습니다.
이런 제품들은 비교적 판매가 꾸준하기 때문에 해당 라인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업체의 재무건전성이 비교적 양호하다고 판단해도 됩니다.
다음으로는 핵심인
연구개발비와 개발비의 비중입니다.
이와 관련 2018년에 나온
금융감독원의 '개발비 회계처리 관련 감리 지적 사례 및 유의사항 안내'
라는 지침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간략하게 정리하자면 이 당시 금융감독원의 심기를 건드린 일부 몰지각한 코스닥 상장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버릇을 고쳐주고자 금감원이 급발진을 하게 됩니다.
주요 내용은 한마디로 "앞으로 정부 판매승인받기 전까지는 개발비 처리하지 말고 전부 연구개발비로 비용처리해!" 이거였죠.
그러자 정상적으로 영업하고 회계처리 하던 제약업체들이 우는 소리를 하기 시작합니다. (참고로 개발비는 무형자산, 연구개발비는 비용처리인 거. 다 아시죠?)
자산으로 처리해 놨던 것을 한꺼번에 비용으로 인식하면 실적 다 깨져서 우리 다 죽는다.
한 번만 살려줘라.. 등
너무 했다고 생각했는지 회계처리 규제를 아래와 같이 살짝 풀어주게 됩니다. 자세한 내용은 약품 유형별로 자산화 가능 단계를 구분시켜 준다는 건데, 주 포인트는 아래와 같습니다.
신약은 임상 3상 개시 승인 시점이 자산화 인정시점.
제네릭은 '생동성시험'이라고 오리지널 약품과 생체이용률이 통계적으로 동등한 지 검증되면 자산으로 인정.
바이오시밀러는 임상 1상 개시 승인 시 자산화 인정시점.
어쨌든 이 조치를 통해서 제약회사들의 숨통이 트이게 되는 것이지요.
자. 그렇다면 여기에서 드는 의문입니다. 연구개발비가 많은 제약회사는 긍정적으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비용처리가 많으니 부정적으로 봐야 할까요?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이야기하자면, 연구개발비의 비중이 높은 제약회사는 그렇지 않은 곳보다 재무분석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봐줄 요인이 충분하다고 생각해요.
일단
연구개발비로 계상된 금액이 많다는 것은 기업이 핵심제품 생산을 위해 활발히 투자하고 있다는 것
을 의미합니다.
바꿔 말하면 향후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잠재적 기회가 그렇지 않은 곳보다 더 많다는 뜻이 되겠죠.
미래가 기대된다는 말입니다.
두 번째로는
자산화 회계처리를 이연 시킴으로써 보수적으로 수익을 낮게 잡았다
는 겁니다.
여기에 대해 세무당국에서는 뭐라 할지 모르지만 기업 담당자도 할 말은 있습니다.
무리해서 자산화하면 금감원에서 뭐라 할 것 아니냐고 항의할 수 있는 것이죠.
오히려 연구개발비라는 비용을 개발비 무형자산으로 회계처리 한다면 비용으로 계상해야 할 것들이 다 사라져서 실제 발생하는 수익보다 과대평가하게 됩니다.
이것보다는 보수적인 회계처리가 투자자 입장에서는 더 안정적으로 재무를 볼 수 있게 해 준다고 생각해요.
결론적으로는 하나의 제약/바이오 업체를 볼 때 첫 번째와 두 번째 항목이 잘 믹스되어 있는 기업이 좋은 기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안정적인 매출 시현이 기대되는 히트 상품을 보유하면서 + 해당 Cash Flow를 FCF가 부(-)의 흐름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연구개발비에 투자하는 회사"
안정적이면서 미래가 기대되는 기업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주식 투자 권유 블로그가 아니라서 개별 종목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 부분은 알아서 판단하시길.
이 외에도 매출을 기간으로 인식하게 되는 Milestone Payment 비중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정도를 측정한다던가,
* Milestone Payment : 임상단계 성공시마다 글로벌 제약사에서 국내 제약업체에 제공하는 수수료
관계회사 투자주식 평가액과 관련 손상차손 인식이 중요하다는 것도 키포인트가 될 수 있겠습니다.
* 이것은 대부분의 신약 개발을 SPC 같은 자회사를 세워서 진행하기 때문임.
관련된 회사 지분 가치는 관계기업 투자주식 평가액으로 계상되는 구조라고 보면 이해하기 편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제약/바이오업계에 대해서 이야기해 봤습니다.
참고로 최근에 제가 속해 있는 파트에서 관련 업무를 진행했는데, 어려운 주제인데도 불구하고 담당자가 꽤 잘해와서 나름 흐뭇했던 기억이 있네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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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산업
제약
바이오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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