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골당도 대출이 되나요?

특수물건에 대한 이야

by 고니파더

5~6년전, 영국에 거주하면서 거의 매주 여행을 다녔습니다.


재밌는 것은 고생한 경험이 있던 장소에 (베니스, 스위스 루체른 ) 대한 기억이 오래가더라는 것.


이건 일에서도 마찬가지인데 좋은 일보다는 안 좋았던 케이스가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더 많이 배우기도 했고 말이죠.


오늘의 주제는 저에게 나쁜 기억을 선사한 봉안당, 즉 납골당 대출입니다.


시장에서는 일명 특수물건이라 불리는 것들입니다.


이걸 듣고서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라고 묻는 분들 계실텐데, 가끔씩 우리의 상식을 벗어나는 사람이나 규정, 상품이 있다는 걸 잊지 마시길.


이제까지 심사하면서 3번 정도 부결했는데 재밌는 것은 부결 사유가 모두 동일했다는 겁니다.


그만큼 시장에서의 사기 패턴이 똑같다는 걸 의미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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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부결한 곳 중 한 곳은 완전 망했고 다른 두 곳은 망하기 직전이라고 전해 들었는데, 결과론적이지만 판단이 틀리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이 중 한 곳은 댕댕이 납골당이었음)


그럼 먼저 봉안당, 납골당에 대해서 간략하게 분류 해봅니다.


크게 공립과 사립으로 구분되는데 여기에서 다루는 것은 모두 사립을 의미합니다.


조금 더 들어가면 실내/실외로 구분되기도 하지만 투자나 심사하는 입장에서 큰 상관 없는 것이니 생략하기로 하고.


먼저 가장 챙겨봐야 하는 것이 역시나 이런 사업장에서 늘 강조하는'보증금 규모와 사용처'입니다.


모든 곳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사립의 경우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이 보증금 사용과 반환이 메인 이슈인데요.


일반적으로 10년, 조금 긴 곳은 2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추모 공간을 제공하고 보증금과 연간 이용료를 받는 것이 핵심인데, 보증금 반환 관련 사용자와 운영자 측이 항상 대립합니다.


보증금을 돌려주는 문제로 분쟁이 커지면 평판 리스크에 노출되기 마련이죠.


그래서 심사할 때 체크하는 것 중 하나가 최근 5년, 향후 5년 보증금 환급 내역과 예측치를 검토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것은 봉안당에 국한된 것은 아니고 보증금을 받고 회원권을 발행해주는 사업은 모두 이 리스크에 노출되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골프장, 리조트, 얼마전 소개했던 시니어타운 등이 바로 그것이죠.


http://www.sisasangjo.co.kr/bbs/board.php?bo_table=news&wr_id=52250

두 번째로는 보증금의 사용처를 확인해 봐야 한다는 것.


옛날 이야기지만 교회 지하 건물에 봉안당을 설치한 곳이 있었는데 이들은 책장같이 생긴 봉안당 한 개당 약 300만원~500만원의 보증금을 책정했습니다.


정말 어이없던 것은 그 보증금으로 교회의 대출금을 갚고자 했다는 겁니다.


'보증금은 결국 사용자가 알아서 사용하면 되는 것 아니냐?' 고 반문할 수 있겠습니다만,


'만기 시점에 교회의 재정 상태와 건물 가치가 하락한다면 보증금을 과연 어떻게 내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어서 부결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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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해결책은 보증금 계좌를 별도로 관리하고 그 안에서 잔액을 유지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제까지 이런 곳은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이건 제가 운이 없는건지, 아니면 대부분의 사립 봉안당이 이런 식으로 운영되는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던 것은 사실.


https://www.newscj.com/news/articleView.html?idxno=3268624


세번째로는 유명인 마케팅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것.


이런 말 하기는 그렇지만 봉안당의 사용자는 '망자'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사용자는 봉안당에 대한 선택권이 없다는 것을 의미하죠.


간혹 가다 유명인이 사망하면 기를 쓰고 본인들의 봉안당에 모시려고 하는 몇몇 업자들이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 망자 뒤에 아무도 없는 경우가 (무연고자) 간혹 있는데, 그냥 유명인을 광고로 사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다고 봅니다.


유명인이 해당 봉안당에 안치되어 있다는 것이, 시설이나 기타 서비스가 좋다 라는 의미가 아니라는 걸 잊지 마시길.


네번째로는 담보물의 실질 가치입니다.


보통 토지 가격이 굉장히 싼 야산에 봉안당을 조성하는데, 최초 감정평가액이 3~4개월만에 2배, 심지어는 3배 이상 뻥튀기 되는 경우도 봤습니다.


이 경우에 관련 감정평가액만 믿고 담보대출이라고 생각하고 자금을 지원했다?


전액 손실 가능성을 안고 투자하는 거라고 봅니다.


물론 납골당은 허가 자체가 어렵기 때문에 조성 이후 땅값이 뛰긴 합니다만,


봉안당 인근에 있는 토지가 다른 용도로 전용 될 거라는 생각은 애초에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입니다.


그러고보니 거기에 커피숍을 차리겠다는 분이 있기도 했었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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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로 확인해 봐야 하는 부분이 바로 봉안당 '사용권에 대한 담보권 실행'이 가능한지 여부입니다.


요새 유행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일종의 채권양도 형태로 거래가 이루어진다고 보여집니다.


평가 금액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가치평가를 외부에 맡겨서 한다고 하는데, 글쎄요.


개인적으로는 아무리 감정평가서가 있다고 하더라도 신뢰하기는 조금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저는 이게 폰지 사기의 일부분이라고 봅니다.


다만 이는 개인적인 생각이니 참고만 하시길.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051215.010060721190001

지난 주말, 간만에 시간을 내서 고향에 다녀왔습니다.


늘 그랬듯이 가는 길에 엄마를 만나러 추모의 집에 들렀죠.


당시에는 비교적 싼 공립시설보다 '사립이더라도 더 좋은 곳에 모셔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시립 봉안당을 선택한 선택이 틀리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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