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의 출처를 확인하는 습관

글의 신뢰도를 높여주는 방법

by 고니파더

영국에서 MBA 하면서 제대로 배운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보고서를 비롯한 문서를 작성할 때 '출처'에 대해서 반드시 기재하고 확인한다는 겁니다.


혹은 '이 자료의 출처는 어디에서 뽑아 왔니?'라고 후배 심사역들 트레이닝 할 때 항상 물어보곤 했었습니다.


생각해보면 그때가 좋았던 듯.


참고로 여기에는 한가지 사연이 있는데 논문을 쓸 때 이 부분에 거의 병적으로 집착하는 지도 교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도 답답해서 어느날인가 물어봤습니다.


'너 대체 왜 그러냐?'고 말이죠.


교수의 답변은 꽤 신선했는데 아래는 교수와의 대화를 최대한 기억해서 각색한 버젼입니다.


'Sunny (제 영문명이었음) 이거 네 생각이야?'


'물론 내 생각이지'


'아니지. 이 앞에 있는 자료에 대한 판단이 네 생각이지'


'그거나 그거나 다 똑같은거지. 왜 이리 병적으로 집착하는거야?'


'Sunny 이제 새로운 지식이라는 게 얼마나 있을 것 같아?'


'너 지금 무슨 소리하는거야? 난 논문을 빨리 끝내야 한다고. 도와줘'


'아니. 이건 잘 기억해야해. 이제 완전히 새로운 지식이라는 것은 나오기 어려워. 정보는 넘쳐나고 그것을 한 개인이 다 볼수가 없잖아. 그런 상황에서 네가 주장하는 것들이 완벽하게 새로운 것은 없을꺼야. 그렇지?'


'그건 그렇지'


'그렇다면 우리가 해야할 일, 할 수 있는 일은 주장하는 바에 대한 근거를 찾는 게 주가 될꺼야. 그런데 그 근거를 뒷받침해주는 책의 저자가 네 친한 친구라고 하면 너의 주장은 객관성을 잃게 될꺼야.'


'음...그래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뭔지 말해줘'


'결국은 말이야 Sunny. 우리 주장에 객관성이라는 신뢰도를 만들기 위해서 뒷받침해주는 근거를 잘 찾아야 한다는거야. 그래서 기사나 근거를 작성한 출처가 누구이고 어디인지를 기재하는 것이 너의 말과 주장에 힘을 실어줄꺼야.'


이후에 논문을 쓰면서 흔히 말하는 Reference만 엄청나게, 길게 쓴 기억이 있습니다.


토할 만큼 출처를 찾느라 개고생도 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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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왜 힘드냐면 단순히 인터넷에 있는 글을 끌어오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관련 책을 읽고 세부 내용을 문맥에 맞게 재해석하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하나 배운 것이 있다면 그때의 혹독한 트레이닝으로 인해 지금도 자료를 찾을 때 반드시 출처를 확인하는 습관이 생겼다는 것.


위에서 이야기 한 것처럼 물론 이것은 저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수석 심사역을 했을 때, 그리고 심사파트장 업무를 맡았을 때 밑에 일하던 직원들에게도 정말 미친 사람처럼 물어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료의 출처가 도대체!!! 어디'냐고 말이죠.


그 이후부터였을 겁니다.


저에게 검사 받으러 오는 심사서에는 늘 'Sources'나, '출처'란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심사역들끼리 서로 수근거리는 것도 들렸죠.


'너 출처 확인했어?' ㅋㅋ


..


요즘보면 자신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외부에서 찾으면서 그 근거를 작성한 주체는 잘 보지 않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신문기사나 뉴스의 헤드라인도 주로 보지만, 흥미로운 자료일 경우에는 그 자료의 원천이 어디에서 나왔는지도 늘 살펴봅니다.


예를 들어 '생명보험업계가 앞으로 매우 유망하다'라는 기사가 나왔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런데 그 기사를 들여다보니 Raw Data 작성자가 삼성생명, 교보생명이라면?


자료가 객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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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실버타운이 대세가 될 거다'라는 뉴스가 있다고 가정해보죠.


그런데 거기에 대한 자료들이 다 요양원이나 관련 협회, 혹은 개발하는 사업주체에서 작성한 거라면 그 뉴스에 대한 신뢰도는 어떨까요?


이런 이유 때문에 항상 'IM만 그대로 복불하지 말아라, 신평가 신용평가보고서만 보고 판단하지 말아라'는 잔소리를 하는 겁니다.


...


애정하는 메르 블로그에 엊그제 이와 관련된 인상깊은 문구가 하나 있더군요.


해당 멘트를 첨부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남이 가공해서 던져주는 정보를 보는 것은 편하다. 하지만 정보를 던져주는 사람이 짜놓은 프레임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 메르 블로그"


P.S. 아래는 저의 대학원 논문 중 작성한 References의 극히 일부분입니다.


(이거 말고도 뒤로 출처란만 5장이 더 있음)


지금 생각해도 정말 토할 것 같네요. --;;;


쓸 때는 참 힘들었는데, 힘들었던 만큼 기억에 남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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