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소리의 확장
으아!
집을 나서려고 하는데 거실에서 나를 부른듯한 소리가 들려온다. 익숙한 음정, 언어, 악센트가 아니었습니다. 이전에는 인식한 적이 없는 어떤 사랑스러운 소리였습니다.
누군가가 우리 집에 있다!
매일매일 성장해 가는 아이의 존재는 날이 지나갈수록 집안에서의 존재감은 커져갑니다. 아이가 처음 우리 품에 안겼을 때가 기억납니다. 작은 타월에 싸인 아이의 모습은 제 눈에는 너무나 작아 보였습니다. 침실에는 아기 침대, 주방에는 아기분유와 젖병을 볼 때마다 아이의 존재는 더욱 인식되어 왔습니다. 아이의 100일이 지나 시각적으로는 아이의 존재를 인식하고 애착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아이는 아내와 저의 보금자리에서 아이의 자리는 확고해진 줄 알았죠.
하지만, 어느 날 나의 귀로 들어온 짧고 강렬한 주파수는 확실했던 가족 구성원을 흔들고 더욱 확고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고 지금까지 눈으로 보고 아이를 안으며 기저귀를 갈아주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아이에 대한 시각적, 촉각적, 후각적 감각의 정보를 수용했었죠. 아이가 소리를 전혀 안 내는 건 아니었습니다. 어떤 감각적 정보보다 저에게는 강렬했죠. 아이가 내는 소리라고 우는 소리 정도였으니깐요. 하지만 울음소리는 도로 위를 다니는 소리와 별 차이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아이에 관한 정보로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들려온 아이가 나를 부르는 듯한 목소리는 저의 청각적 감각을 집중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마음에 아이에 대한 감각적인 정보의 퍼즐이 다 맞추어진 듯했습니다.
우리 집에 아이가 있다.
앞으로 우리 집에는 새로운 목소리가 집안 구석구석을 진동할 예정입니다. 아내와 저의 대화로만 (티브이나 음악소리 등의 생활잡음은 물론 있지만) 가득 채운 공간에 새로운 색깔의 음이 추가되는 것을 기대합니다. 그리고 각기의 음색이 조화롭게 이루어 멋진 멜로디가 우리의 공간을 넘어 누군가에게 행복을 전해질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