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장. 인간관계의 피로를 줄이는 기술
모든 사람에게 친절할 필요는 없다는 깨달음
직장 생활을 오래 하다 보면
인간관계가 일보다 더 어렵게 느껴질 때가 있다.
회의보다 점심자리, 보고서보다 눈치가 더 피곤할 때가 있다.
그럴 때마다 관계에도 체력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모든 사람에게 친절할 필요는 없다.
그건 불가능할 뿐 아니라, 내 에너지를 낭비하게 만든다.
친절은 선택이지 의무가 아니다.
한때 나는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좋은 사람’이 되려다 정작 ‘편안한 사람’을 잃었다.
그때부터 나는 관계의 우선순위를 다시 세우기 시작했다.
좋은 사람보다 중요한 건 편안한 사람이다.
편안함이 있는 관계만이 오래간다.
편안함은 신뢰와 존중에서 비롯된 감정이다.
관계를 단순화할수록 마음의 여유가 커진다.
복잡한 관계는 생각을 복잡하게 만들고, 감정의 노이즈를 키운다.
관계를 줄이는 건 외로움이 아니라 평화를 선택하는 일이다.
나는 어느 순간
‘모두에게 잘하려는 습관’이 나를 병들게 했다는 걸 알았다.
거절하지 못하고, 무리하게 맞추려다 내 감정을 잃었다.
그건 배려가 아니라 자기 소모였다.
사람과의 거리를 유지하는 건 차가운 태도가 아니다.
그건 자신을 보호하는 심리적 방어막이다.
지치지 않기 위해선 거리 두기가 필수이다.
누군가와 멀어졌다고 해서 실패한 관계는 아니다.
오히려 서로의 영역을 지켜주는 건강한 변화일 수 있다.
거리는 때로 관계를 망치지 않고 지키는 장치이다.
가까워질수록 관계는 예민해진다.
적당한 거리에서 만날 때 오히려 더 따뜻해진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할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나는 한때 인간관계를 관리하듯 유지했다.
연락을 놓치면 미안했고, 모임을 빠지면 죄책감이 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괜찮다’는 말로 스스로를 위로할 줄 알게 되었다.
진짜 인연은 잠시 연락이 끊겨도 이어진다.
억지로 붙잡지 않아도 다시 연결된다.
그런 관계는 관리가 아니라 신뢰로 이어지는 것이다.
친절에도 경계가 필요하다.
지나친 친절은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을 불러들인다.
선의가 무기가 되지 않으려면 선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
‘착한 사람’으로 보이려는 욕구는 결국 불안을 감춘다.
거절당할까 봐, 미움받을까 봐 두려운 마음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성숙함은 ‘싫다’고 말할 용기에서 시작된다.
관계의 피로는 나쁜 사람이 있어서 생기지 않는다.
대부분은 ‘좋은 사람’이 되려는 내 마음에서 비롯된다.
나를 괴롭히는 건 타인이 아니라,
타인을 향한 과도한 기대이다.
모든 사람을 좋아할 필요도,
모든 사람에게 이해받을 필요도 없다.
그건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는 일이다.
내가 내 마음을 이해하면, 타인의 오해는 덜 중요해진다.
관계를 단순화하면 생각이 맑아진다.
감정의 소음을 줄이면 집중력이 생긴다.
그건 일의 효율보다 더 근본적인 심리적 안정이다.
편안한 관계의 기준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허락하는 사람이다.
가식이나 노력 없이도 마음이 평온한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 곁에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회복된다.
내가 변하니 관계도 변했다.
예전엔 억지로 맞췄던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대신 나와 가치가 비슷한 사람들과 더 깊어졌다.
모든 인간관계에는 유통기한이 있다.
그걸 인정하면 이별이 덜 아프다.
관계는 끝나도, 배움은 남는다.
결국 인간관계의 피로를 줄이는 기술은 ‘선택’이다.
누구와 함께할지, 어디까지 마음을 나눌지를 아는 것이다.
관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지키는 일이라는 걸 이제는 확실히 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