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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B Jun 28. 2024

아랫집에 물이 센다고요? 임대인의 고충 체험

누수로 인한 아랫집의 연락과 윗집의 태연함에 스트레스를 받다.





아랫집과 윗집의 누수 컬래버레이션

생활비 부족에 대한 고 잊고 열심히 살아가고 있을 즈음 모르는 핸드폰 번호로 연락이 왔다.

흔한 부동산 홍보광고나 각종 금융이나 보험 광고 등이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전화를 받아 들었다.

평소 받았던  전화와  느낌이었다.

상기된 소리로 "아랫집 사람인데요?"라는 첫마디와 함께..

윗집이었던 임대를 준 우리 집으로 인해 보일러실 천정에서 물이 새고 있다는 연락이었다.

잠깐의 찰나 많은 생각들이 지나갔다.

 수리비 어떡하지? 역시나 돈 문제였다.

 한 번도 말썽 부리지 않았던 우리 집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것에 의구심이 들었다.

살다 보면 집에 갖가지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지사인데

생활비가 부족했던 나로서는 회피의식이 발동했는지 의구심이 들었던 것이다.

다시 정신을 차렸다. 우리 집으로 인해서 피해를 보셨다니 죄송하다는 이야기와 함께 변재는 걱정 마시라고 전하고 피해상황을 구체적으로 여쭈었다.

상황인즉슨 아랫집 보일러실 천정에서 누수가 되고 있고 그로 인해 보일러가 고장 났으며 전기 쇼트로 인해 전등도 함께 나갔다는 이야기를 전해 받았다.

나는 현재 임대를 준 상태라 임차인께 문의하고 집을 보러 가서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한 후 전화를 었다.

이후 바로 임차인분께 연락하여 초지종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한 후 집에 가서 조치를 취하겠다고 전했다.

다시 모르는 번호로 연락이 왔다, 이번에는 잔뜩 긴장한 채로 전화를 받아 들었다.

전화를 주신 분은 우리 아파트 단지 전담 보일러 수리 기사님이셨다.

아랫집 상황으로 인해 긴급 출동하셨고 빠른 조치를 위해 윗집이었던 우리 집에 내부적으로 연락을 취한 후 이미 와계시다는 전화였다.

헌데, 우리 집 또한 윗집으로 인해 천정에 누수로 피해를 받고 있다는 연락이었다?

덧붙이는 말로 우리 집의 보일러 컨디션상 아랫집에 누수를 일으킬만한 요소가 없다고 전해주셨고,

확신에 찬 이야긴 아니지만 윗집의 누수가 아랫집까지 이어가는 것 같다는 식의 분위기로 이야기를 주셨다.

확답을 주지 못한 이유는 누수로 인해 책임소지에 있어 감한 부분 때문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한편으론 다행이다? 싶었다. 우리 집 문제라기보다 윗집에서 이어지는 문제로 수리에 대한 부분 책임소지를 돌릴 수 있겠다 싶어서다.

우선 집으로 가서 직접 눈으로 확인을 해봐야 했다.

14시경 연락을 받았기에 회사에는 반차를 제출한 뒤 바로 임대를 줬던 우리 집으로 향했다.

도착하자마자 깜짝 놀랐다.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했던 것이다.







박스에 곰팡이가 필 정도로 오래 누수가 발생한 것 같은데, 확인이 안 된 것은 임대인으로써 너무 안타까웠다.

한편으로 이해는 갔다. 보일러실을 열어볼 상황은 많지 않으니.. 그렇더라도 임대인이었던 나로서는 우리 집의 컨디션에 기분은 좋지 않았다.

찰나의 생각에 임대인의 고충이라는 것이 이런 것인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랫집에도 현재 우리 집의 컨디션과 같이 상황이 이러한지를 문의드리고자 사진과 함께 연락을 드렸고,

동일하다는 이야기와 함께 임시방편으로 물길을 만들어서 조치를 취하고 계셨었다.

우리 집 또한 동일하게 윗집에서 흘러내리는 누수를 물길을 내서 한쪽으로 받아두었고







우리 집 보일러 문제로 아랫집에 피해를 주는 건지 재차 확인을 위해 보일러를 제일 세게 가동한 뒤 약 8시간 정도 누수여부를 체크했다.

아랫집의 회신으로 다행스럽게도 우리 집 보일러를 가동한 뒤라도 천정에서 떨어지는 누수는 없었다고 연락받았다.

우리 집 기준 윗집에서 떨어지는 누수를 한쪽에 받아둔 상태로 아랫집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는 보일러를 가동 시에도 누수가 없었던 것이다.

로써 윗집의 누수가 우리 집과 더불어서 아랫집까지 피해를 줬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위층에 인터폰으로 연락을 시도했다.





적반하장

여러 번의 인터폰 통화음을 기다린 후 느지막하게 인터폰을 받아 든 사람은 나와 연배가 비슷한 듯한 남성의 목소리였고,

"저희  보일러실 천정에서 누수가 발생하고 있어요. 여기 한번 와보셔야겠어요."라는 첫마디로

최대한 현재 상황을 차근차근 전달했다.

기대했던 말과 달리 인터폰 너머로 들려오는 말이 참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아니다. 화가 치밀어 올랐다.

"아 지금 애기 밥 먹이고 있는데요? 지금 꼭 내려가야 하나요?"라는 시큰둥한 대답이었다.

나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이고 밥먹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선.. 내가 기대했던 대답은 아니었다.

아랫집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반차를 내고 한 일을 생각하니 화가 날 수밖에?

지금 상황을 직접 눈으로 보지 못해서 그런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해가 가지 않았다.

잠시 후 층분이 내려오셨고 눈으로 보고 난 후 이렇게 심한지 몰랐다라며 이야기를 주신 후에

다행히 누수 관련 손해보험을 들어둔 상태라 하셨고,

이번 일과 관련해선 손해사정사님과 배상에 대한 부분 이야기 주시면 된다고 하신 후 집으로 돌아가셨다.

나도 직접 윗집에 연락하기보다는 보험사를 통해 일처리를 하는 것이 마음이 편했다.

집에서는 보일러 누수에 관한 수리를 마쳤고 다행스럽게도 추가 누수는 발생하지 않았다.

손해배상에 대한 부분만 기다리면 됐다.

아랫집에도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사과와 함께 윗집에 누수보험이 있어서 보험처리를 기다리면 되겠지만 사고조사 등 시간이 조금 소요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전달드리고 통화를 마쳤다.

해피엔딩으로 끝난 듯 보였으나 아니었다.





한 달이 지나도... 감감무소식

반복되는 일상 속에 누수에 관련된 부분을 잊고 있었다. 그렇게 한 달이 흘렀다.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손해사정사님께 연락을 드렸다.

통화 중인 당시 손해사정사였던 그분께선 퇴사를 하셨다고 하고 새로운 사람이 대신해서 사건을 맡고 있다며 전화번호를 주신 후 전화를 끊었다.

한숨이 나왔다. 나도 짜증이 밀려오는데 역지사지로 아랫집에선 또한 얼마나 기다리고 짜증이 났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로운 손해사정인분께 연락을 드리니.. 우리 집 임차인분께서 해외 출장을 가셔서 집을 볼 수 없어 조사가 지연되고 있다는 대답이었다.

임차인 분의 물품과 기타 손해에 대한 부분도 함께 체크를 위해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한편으로 이해는 가지만 지지부진한 이 상황이 정말이지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었다...

나는 당장 임차인분께 연락드려 보일러실에 있는 물품에 대해 사진을 찍어 전송 후 피해 유무를 대신 확인해 드렸다.

확인 시 임차인분의 물품에 대한 피해사실은 없는 것으로 마무리되었고

최종 윗집에서 누수를 일으킨 보일러 부품 교체에 대한 내역서만 있으면 모든 상황은 마무리할 수 있었다.

헌데 윗집에서는 별다른 조치 없이 시간만 흘려보내고 있었다.

물론 손해사정인을 고용한 상태라 신경을 안쓸 수도 있지만 나라면 아랫집에서의 피해가 있었기에 한 번쯤은 해결 유무를 확인했을 것 같다.

단지, 내역서 제출을 차일피일 미루고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져 가고 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아랫집에서도 더는 기다리지 못하고

선 수리한 영수증을 제시하며 이번일이 처리되기 전에 먼저 처리를 해달라는 연락이었다.



나 또한 애가 타는데 아랫집은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손해사정인분께 먼저 처리하겠다고 연락을 드린 후 아랫집 피해에 해당하는 보상을 우선 처리한 뒤에 윗집에서 손해배상 부분을 일괄 처리해 주기를 기다렸다.

그렇게 몇 번의 재촉전화?를 보험사에 한 후 누수가 발생한 시점에서 두 달이 다 될 무렵 손해배상을 받았다.

정말이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이번일이 작은 에피소드 일 수 있겠으나 다른 임대인 분들

특히, 다주택자 포지션의 임대인 분들은 이런 각각의 케이스에 해당하는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았다.

나는 이번일로 또 하나의 교훈을 얻었다.


출처 : 네이버


나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마음을 생각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을 가슴 깊이 새기고

역지사지의 마음을 갖기로 했다.

쉽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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