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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네소년 Nov 06. 2017

"토마토 요가"라고 불러요

내 인생 첫 요가 2번째, 3번째 수업을 마치고


'호기심'이라는 선물' 



이 호기심 덕에 일궈낸 수많은 인류의 업적은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호기심'은 일종의 '씨앗' 같은 것입니다. 이 씨앗이 많이 심긴 밭에선 그만큼 풍족한 결실이 맺히는 것이죠. '호기심'은 '빛'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호기심이 가득한 눈은 언제나 반짝반짝 빛나고, 경쾌한 입꼬리는 빛나는 치아를 시원하게 품고 있습니다. 



요가원 안에 걸려 있는 족자. 무슨 뜻일까요?



저의 요가 마스터는 박완봉 선생님이십니다.



왠지 이름에서 고수의 내공이 느껴지는 것 같지 않나요? 서른 넘긴 장성한 아들을 두신 분이시죠. 평소 잘 짓는 수줍은 웃음 뒤에는 소담스러운 우주의 기운이 낮게 흐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선생님께서 쑥스러워하시는 모습이 눈에 보이는 듯하네요). 이번에는 허락을 얻어 본명을 공개했으니, 다음엔 함께 찍은 사진도 허락받을 수 있기 기대합니다.  



아직은 정말 요가 초보자이다 보니, 기구 이름 물어볼 여유가 없었네요. 다음에 알아서 수정해 놓을게요



제가 요즘 들어 약간 수다스러워졌습니다



일부러 말을 자제해야겠다 생각을 할 정도로 말이 많아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나이 듦'을 감추고 싶은 마음이 더 커서, 애써 말을 아껴야 한다고 일종의 '다짐'을 하고는 합니다. 하지만, 선?을 넘을 때가 많기는 합니다. 이야기가 끝날 줄 모릅니다. 요가 수업은 한 시간 남짓 진행되지만, 메인 메뉴인 요가 수업 앞뒤로 '애피타이저' 같은 혹은 '디저트' 같은 토크가 계속 이어져, 바쁜 시간 짬을 내어 요가 수업을 듣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요가 로프입니다. 가동범위를 늘려주거나, 올바른 자세를 돕는 역할을 하죠. 



요가의 이론적인 내용들은 귀에 잘 안 들어옵니다. 오히려 평소에 '몸을 쓰며' 느낀 점들에 대해 제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어 놓으면, 선생님께서는 요가 마스터의 경험으로 자연스럽게 거들어 시간 가는 줄 모릅니다. 마치 딱딱한 이야기 뼈대에 생기 넘치고 말랑말랑한 인대와 근육을 붙이고, 여기에 우주의 기운까지 담아주시는 것 같습니다. 이야기는 정말 즐겁습니다. 몸을 쓰는 것에 관심이 많은 스승과 제자의 대화는 쉴 줄 모르고 흘러넘칩니다. 시간이 어떻게 흐르는지 모르겠으니, 혹여나 요가 수업을 그르칠까 걱정도 되는군요. 



"토마토 요가"라고 불러요!



서양 속담에 '토마토가 빨갛게 익어가면, 의사들의 얼굴은 파랗게 질려간다.'라는 속담 얘기를 하던 순간이었습니다. 왠지 제가 접하고 있는 하타 Hatha 요가에 저만의 이름을 하나 붙여주고 싶어 졌습니다. 선생님께서도 흔쾌히 응해 주셨죠.


"그럼, 토마토 요가, 어떠세요?"
"좋네요"


이렇게 요가의 새로운 분파 '토마토 요가'가 처음으로 대한민국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성화.개신.죽림동에서 탄생하게 됩니다. 써 놓고 보니 무척 웃기네요. 무엇이든 그 처음은 있었을 테니, 아무렴 어떻습니까? 저와 요가 마스터 사이에서 '하타 Hatha 요가'와 '세러피 Therapy 요가', 그리고 '수련생 이영락'을 만나서 '토마토 Tomato 요가'(토마토처럼 몸에 좋다는 의미다)가 탄생하게 됩니다.





열 일하는 골반, 수고가 많네요



이틀 연이어 진행된 요가 수업은 몸의 변화를 금세 느끼게 해 주네요. 가장 크게 느꼈던 부위는 골반(pelvis, 骨盤, 내장기관을 떠받드는 뼈 그릇). 골반 주위의 근육이 느슨해진 듯 느껴지고, 골반은 물 위에 떠 있는 배처럼 두 다리 위에서 부드럽게 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신기한 경험입니다. 움푹 파인 골반뼈에 둥근 뭉치의 다리뼈가 살짝 떨어져 끼워져 있고 그 주위를 인대와 근육이 견고하고 안정감 있게 잡아 줍니다. 그래서 골반을 건강하게 관리하는 것이 우리 몸 전체 건강의 필수라고 하는가 봅니다. 


또한 골반(骨盤)은 뼈 그릇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내장기관을 떠받드는 그릇의 역할을 합니다. 더불어 골발은 상체에 해당하는 척추 줄기와 하체에 해당하는 두 다리를 연결시켜주는 정말 든든한 구조물인 것이죠. 이렇게 진화된 골반 덕분에 인간은 직립보행(直立步行)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요즘 딸아이와 함께 읽고 있는 해부학 책이 있습니다



석정현 만화가가 10년에 걸쳐 집필한 역작, <석가의 해부학노트>(2017, 성안당)입니다. 해부학 교수도 아니고 그림을 그리는 만화가가 그것도 10년 동안 공부하고, 직접 1500점의 삽화를 그리고, 감수를 받아 완성한 해부학 책입니다. 정말 남다른 정성이 깃든 책일 수밖에 없고, 추천사만 읽어봐도 '존경심' 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평소 몸을 쓰면서 우리 몸의 근골격계에 대해 관심이 있었지만, 너무 전문적인 영역인 것 같아 엄두를 못 냈거든요. 이 책을 읽으면서 조금씩 기능적으로 군더더기 없고 논리적인 우리 몸을 알아가는 재미가 커져갑니다. 요즘 요가 수업을 들으면서 더 궁금증이 커졌는데, 이 책을 통해 쉽게 이해하고 알아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석가의 해부학 노트>을 다 읽고 나면, 한 번 더 읽고 후기도 써보겠습니다. 


다음 글에선 '호흡'에 대한 얘기도 할 수 있길 기대하며, 이번 글을 마무리합니다. 





- 주말작가 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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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은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레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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