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ge
(Die Ärzte, 2007)
Junge, warum hast du nichts gelernt?
얘야, 왜 공부를 전혀 하지 않은 거니?
Guck dir den Dieter an, der hat sogar ein Auto
디터를 좀 보렴, 걔는 벌써 차도 한 대 가지고 있잖니
Warum gehst du nicht zu Onkel Werner in die Werkstatt?
베르너 삼촌의 공장에 가서 일하는 건 어떻니?
Der gibt dir 'ne Festanstellung, wenn du ihn darum bittest
네가 부탁만 하면 정식으로 일자리를 주실 거다
Junge
얘야
Und wie du wieder aussiehst, Löcher in der Hose und ständig dieser Lärm
또 똑같은 꼬라지를 하고 있구나, 구멍난 바지에다가 계속 시끄러운 소리나 내고
(Was sollen die Nachbarn sagen?)
(이웃들이 뭐라고 하겠니?)
Und dann noch deine Haare, da fehlen mir die Worte
네 머리는 또 어떻고, 정말 할말이 없구나
Musst du die denn färben?
꼭 염색을 해야겠니?
(Was sollen die Nachbarn sagen?)
(이웃들이 뭐라고 하겠니?)
Nie kommst du nach Hause, wir wissen nicht mehr weiter
집엔 절대 오지도 않고, 네가 어디서 뭘 하는지 이젠 알 길이 없구나
Junge, brich deiner Mutter nicht das Herz
얘야, 어머니 마음을 아프게 하지 말거라
Es ist noch nicht zu spät, dich an der Uni einzuschreiben
대학에 입학하는 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단다
Du hast dich doch früher so für Tiere interessiert,
어렸을 땐 넌 정말 동물에 관심이 많았잖니
Wäre das nichts für dich, eine eigene Praxis?
너만의 동물병원을 갖는 건, 그건 도저히 안 되겠니?
Junge
얘야
Und wie du wieder aussiehst, Löcher in der Nase und ständig dieser Lärm
또 똑같은 꼬라지를 하고 있구나, 구멍난 바지에다가 계속 시끄러운 소리나 내고
(Was sollen die Nachbarn sagen?)
(이웃들이 뭐라고 하겠니?)
Elektrische Gitarren und immer diese Texte
일렉 기타하며, 네가 쓰는 가사들
Das will doch keiner hören
아무도 듣고 싶어하지 않는데
(Was sollen die Nachbarn sagen?)
(이웃들이 뭐라고 하겠니?)
Nie kommst du nach Hause, soviel schlechter Umgang
집엔 절대 오지도 않고, 질이 나쁜 무리와 어울리고
Wir werden dich enterben
우린 너에게 유산을 물려주지 않을 거다
(Was soll das Finanzamt sagen?)
(세무서에서 뭐라고 하겠니?)
Wo soll das alles enden, wir machen uns doch Sorgen
대체 어떻게 해야 이 모든 게 끝이 나겠니, 우린 정말 걱정이 되는데
Und du warst so ein süßes Kind
넌 너무나 귀여운 아이였는데
Und du warst so ein süßes Kind
넌 너무나 귀여운 아이였는데
Und du warst so ein süßes Kind
넌 너무나 귀여운 아이였는데
Du warst so süß
넌 너무나 귀여웠는데
Und immer deine Freunde, ihr nehmt doch alle Drogen
네 친구란 애들은 온갖 마약이나 하고
Und ständig dieser Lärm
계속 이런 소음이나 내고
(Was solln die Nachbarn sagen?)
(이웃들이 뭐라고 하겠니?)
Denk an deine Zukunft, denk an deine Eltern
네 미래를 생각해라, 네 부모를 생각해
Willst du dass wir sterben?
우리가 죽었으면 좋겠니?
노래의 가사 또한 시이고 문학이기 때문에 해당 브런치북에 독일어로 쓰여진 노래를 소개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처음으로 생각난 노래가 독일의 국민 밴드 Die Ärzte의 Junge. 히트곡이 무수히 많고, 그 중 한 곡만 나와도 남녀노소 뗴창이 가능한 위상의 밴드이기 때문에 나 역시 독일에 온 지 석 달도 되지 않아 여러 노래를 알게 되었더랬다.
그 중에서도 이 노래는 어쩐지 각별한데, 독일 생활 초반에는 이 노래의 가사를 정말로 부모님이 내게 하는 쓴소리처럼 받아들여 스스로를 다그치고 해이해지는 마음을 다잡는 데에 썼기 때문이다.
나는 노래에서 말하는 'Junge'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은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부모님 말을 지지리도 안 들었고, 머리는 빨주노초파남보 색깔을 다 해봤으며 귀와 코와 입술과 쇄골에까지 피어싱을 뚫어댔다. 락 음악이 좋아서 드럼과 기타도 열심히 뚱땅거렸고 취미 수준이긴 해도 여러 밴드에도 기웃거렸다. 주말이면 각종 락 공연에 가며 술을 열심히 퍼마시고... 스스로의 인생에 욕심도 계획도 자신도 없었다. 공황장애와 알코올 의존중으로 의심되는 증상을 겪고 있었고, 때때로 자살충동에도 시달렸다. 상당히 자기파괴적인 청춘이었다.
그러다가 모종의 이유로 '죽는다는 말 쉽게 하는 거 아니구나'라는 걸 깨닫고 '다시 잘 살기 위해', '다시 시작하기 위해' 독일행을 택했다. 26살에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는, 죽지 않기 위해 죽어라고 열심히 해야만 하는 삶을 선택한 것이다.
그 서슬 퍼런 각오가 생생히 살아있는 독일 생활 극초반기, 이 노래는 들을 때마다 "그래, 부모님을 생각해! 미래를 생각해! 공부해!"라고 정신을 번쩍 들게 해주는 것 같았다. 그래서 마음이 해이해질 때마다 들었다. 듣고, 또 들었다.
그러다가 차츰 독일에서의 생활이 자리를 잡혀가고, 나는 더이상 악바리처럼 나를 다그치지 않아도 되었다. 미래도 마냥 두려운 것이 아닌, 기대해볼 수 있는 것이 되어가고, '나도 이만하면 잘해왔지, 이만하면 괜찮은 사람이지'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어가면서, 이 노래는 점점 기억의 뒤켠으로 밀려났다. 그렇게 꽤 오랫동안 잊고 지냈다.
브런치 글을 쓰기 위해 아주 오랜만에 이 노래를 재생한 순간, 나는 두 가지 관점에서 크게 놀라게 되었다. 첫 번째로는 가사를 읽지 않고 귀로 듣기만 해도 또렷한 청해가 가능했다는 것이었고, 두 번째로는 그렇게 들려온 가사가 '남의 눈치나 보는 부모의 잔소리에 대한 명백한 냉소'를 띠고 있다고 느껴진 것이었다.
예전에는 분명 이 가사가 '자식을 걱정하는 부모의 진심어린 충고'로 느껴졌는데, 이제는 '음악이라는 꿈을 좇는 자식을 문제아 취급하며 남과 비교나 하는 부모에 대한 비판'으로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차이가 제법 당황스러워서 위키피디아를 찾아보니, 본래 가사는 실제로 해당 밴드의 멤버가 음악을 하면서 들었던 비난과 잔소리에 잔소리를 비꼬는 의도로 썼다고 한다.
하지만 창작자의 의도가 A라고 해서 모든 청취자에게 A가 될 수는 없다. 결국 모든 예술은 개개인이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이느냐에 달려있다는, 그 지겹도록 뻔하게 들어온 말이 이토록 실감나게 다가오는 순간이다.
명백한 냉소와 따뜻한 충고 사이, 어느 쪽으로 받아들일 건가는 결국 듣는 사람의 몫이다.
원곡 및 뮤직비디오 감상:
https://www.youtube.com/watch?v=sS-md3JAo4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