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hnsucht
(von Eichendorff, 1834)
별들은 너무나도 금빛으로 빛났다
나는 창가에 외롭게 선 채
고요한 대지의 우편 나팔 소리
머나먼 곳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심장은 나의 육신 안에서 불타오르고
나는 남모르게 생각했다
아, 이토록 장엄한 여름밤
누군가 함께 여행을 떠나줄 수 있다면!
두 젊은이가 산비탈을 지나가고
그들이 고요한 산길을 따라가며
부르는 노랫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아찔하게 굽이치는 협곡과
나무들이 부드럽게 물결치는 숲과
바위 틈으로 뿜어져나와
숲의 어둠 속으로 쏟아져내리는
샘물에 대한 노랫소리가.
그들은 노래했다
대리석의 무늬와
바위 위에 지어져
어스름 속 정자에서 시들어가는 정원과
달빛 아래 선 궁전들,
장엄한 여름밤에
커다란 소리가 잠을 깨우고
분수가 졸리운 듯 속삭이며 흘러가면
여자아이들이 창가에서
남몰래 귀를 기울이는 곳에 대해서.
더운... 너무나 무더운 여름밤이다. 독일 북부는 그래도 선선한 편이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이곳도 굉장히 더운 날들이 지속되고 있다. 그리고 습식 사우나가 되어버렸다는 한국으로부터의 고통에 찬 외침은 이곳까지 닿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더위를 많이 타는 내게 한국은 이젠 여름에 가서는 안 되는 곳이 되어버린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 무더운 날들 속에서 다들 무사한지 걱정스럽지만, 그래도 청춘과 낭만의 여름이니 (겨울이 어둡고 우중충한 독일에서는 여름에 사람들이 다들 반 조증 상태가 된다. 하기사 독일의 여름은 너무나 눈부시고 너무나 활기차다) 어딘가 떠나고 싶은 동경을 불러일으키는 시를 한 편 골라보았다. 푸르른 어둠이 내리고 낮의 열기가 한풀 꺾이면 선선해진 바람이 싣고 오는 먼 곳의 환상, 어딘가 물이 흐르고 숲이 물결치는 곳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담은 시를.
혼자 떠나도 좋고, 누군가 함께 하면 더 좋을 것이다.
요제프 폰 아이헨도르프 (Josepf von Eichendorff, 1788 - 1857) 남작은 독일의 시인이자 소설가로, 후기 낭만주의에 속하는 시인이다. 해당 시는 구텐베르크 프로젝트에 등록된 그의 시 모음집(Gedichte)에서 발췌하여 번역하였다.
(시 원문 출처: https://www.projekt-gutenberg.org/eichndrf/gedichte/chap01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