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일기
곤히 자는 아이가 너무너무 예뻐서 잠을 방해하면 안 되지만 아이를 들어 올렸다. 품에 안아 아이 얼굴을 바라본다. 아이는 입을 벌리고 눈은 살짝 찡그린 채 고요히 잠들어 있다.
이따금 아이가 새벽에 일찍 깨서 작은 옹알이로 나를 부를 때면 여명이 가늘게 들어오는 창가 소파에 앉아 내 무릎에 아이를 올려놓고 달래주곤 한다. 그러면 아이는 잠잠히 내 가슴이 얼굴을 옆으로 기대고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을 바라본다.
블라인드도 빛을 더이상 가두기 힘들어졌을 때쯤 여전히 자그맣고 따듯한 아이를 품에 안고 맘마를 먹이면 아이는 조금은 거친, 작은 숨소리를 내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꿀떡꿀떡 거린다. 아이의 숨소리를 들으며 이 시간이 계속되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경험이 없는 나지만, 이 나이 때 아기들은 너무나 빨리 변해 아이를 달래며 함께 맞이하는 아침이 어느 순간 갑자기 끝나리란 걸 그냥 알 수 있다. 그래서 사소한 것 한 가지라도 놓치지 않고 이 시절의 아침을, 아이의 얼굴을 머리와 마음속에 새기려고 곱씹게 된다.
아이가 몸을 비튼다. 사심 그만 채우고 -아이가 깨어 있을 땐 어서 잠자리에 들었으면 하고, 곤히 자고 있을 땐 여기저기 쿡쿡 찔러보고 싶고 쓰다듬고 싶은 엄마- 아이가 편히 잠들도록, 꿈에 젖어들도록 내려놓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