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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 Feb 14. 2024

털숭숭이가 외친 까닭은?『이파라파냐무냐무』

이파라파냐무냐무(이지은)

이파라파냐무냐무

이지은

사계절

2020.06.10.

2021.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유아 부문

<사진출처: 알라딘>


  울창한 숲 너머 평화로운 마시멜롱 마을이 있습니다. 마시멜롱은 마시멜로를 닮은 하얀 생명체에요. 마시멜롱들은 새 둥지처럼 생긴 침대에서 잠을 자다 해가 뜨면 일어나 서로 정답게 인사하고 나무에 올라가 열매를 땁니다. 열매는 늘 풍성하고 마시멜롱들은 배가 부릅니다. 마시멜롱의 삶은 안락하고 평화롭지요. 어느 날 이상한 생명체가 나타납니다. 작고 하얀 마시멜롱과는 달리 덩치는 산만하고 까만 털이 숭숭 달렸어요. 게다가 털숭숭이는 정체 모를 소리를 냅니다. “이파라파냐무냐무~” 마시멜롱들은 까만 털숭숭이가 자신들을 잡아먹으려 한다고 여겨요. 마시멜롱들은 털숭숭이를 처음 본 순간부터 이미 무서웠습니다. 털숭숭이가 무서워 집으로 숨어들어 가 나올 수가 없었지요. 마시멜롱들은 털숭숭이가 마시멜롱을 꼬챙이에 끼워 불에 구워먹는 모습, 코코아에 타서 후루룩 마시는 모습, 수프를 끓여 먹는 모습을 떠올립니다. 이제 마시멜롱들은 가만히 있을 수가 없습니다. 힘을 합쳐 털숭숭이를 물리치기로 합니다. 

  마시멜롱들은 털숭숭이를 상대로 싸움을 시작하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가지요. 마시멜롱들은 최후의 수단인 불공격을 계획합니다. 모두가 털숭숭이를 공격할 궁리를 하던 때에 한 마시멜롱이 나섭니다. 이 마시멜롱은 정말 털숭숭이가 자기들을 잡아먹으려 하는 것인지 의문을 품습니다. 용감한 마시멜롱은 혼자 진실을 알아보기 위해 떠나고 털숭숭이에게 말을 건넵니다. 바로 그 때 불공격이 시작되고 털숭숭이는 용감한 마시멜롱을 입속에 숨겨주지요. 마시멜롱은 털숭숭이의 입안에 서 썩은 이빨 하나를 발견합니다. ‘이파라파냐무냐무’는 ‘이빨이 너무 아픈 털숭숭이의 울부짖음이었답니다.  

  『이파라파냐무냐무』는 『팥빙수의 전설』, 『친구의 전설』로 어린이들에게 큰 재미를 준 이지은 작가의 그림책입니다. 이 책은 볼로냐 라가치상 코믹-유아 부문 부문에서 수상했습니다. 이지은 작가는 오래된 시골 길에서 흘려 쓴 페인트 간판에서 영감을 받아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일부는 지워지고 ‘냐무’만 남은 간판을 보며 되뇌다 이파라파냐무냐무라는 말이 생각났다고요. 이 책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귀여운 캐릭터입니다. 하얗고 동글동글 포동포동한 마시멜롱은 참 귀엽게 생겼죠. 작가는 페이지를 나누고 군데군데 대사와 각종 의성어와,의태어를 삽입하여 만화적인 요소를 활용하였습니다. 그림책과 만화책을 섞은 듯한 구성이 어린 독자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것 같네요. 

  마시멜롱의 오해가 불러일으킨 소동은 한 용감한 마시멜롱의 도전으로 끝납니다. 그는 마시멜롱들이 벌이는 소동에 처음으로 의문을 가지고 실체를 알아보려 용감히 도전합니다. 마시멜롱들은 털숭숭이의 외모만 보고 판단합니다. 마시멜롱은 털숭숭이의 산만한 덩치, 뾰족한 발톱, 시커먼 털, 천둥 같은 목소리로 그를 무서운 존재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털숭숭이는 그저 이빨이 아팠을 뿐입니다. 마시멜롱들은 털숭숭이가 하는 말을 알아보기도 전에 오해합니다. 오해를 넘어서 자신을 잡아먹으려 한다며 공격까지 합니다. 타인의 행동을 나의 관점으로 생각하고 해석합니다. 

  우리는 정보를 단순화하고 내 식대로 일반화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파라파냐무냐무』는 편견과 오해를 풀기 위해서는 대화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 마음에는 모두 털숭숭이가 살지요. 털숭숭이는 겉으로는 우아하지만 속으로는 편견으로 가득 찬 우리 마음 한 조각일지도 몰라요. 마지막 페이지에서는 서로의 오해를 풀고 이제 친구가 된 마시멜롱과 털숭숭이가 있어요. 마시멜롱 마을은 털숭숭이를 환영한답니다. 좋은 친구가 된 그들 앞엔 어떤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이해질문


· 마시멜롱은 무엇을 닮았어? 털숭숭이는 무엇을 닮았어?

· 마시멜롱은 나무열매만 먹고 배고프지는 않을까? 

· 네가 마시멜롱이라면 “이파라파냐무냐무”를 무슨 뜻으로 생각했을까?

· 마시멜롱들은 털숭숭이를 처음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 마시멜롱들이 상상하는 털숭숭이는 왜 무서울까?

· 털숭숭이는 불공격을 당할 때 왜 찾아온 마시멜롱을 입안에 숨겨주었을까?

· 너의 털숭숭이에 대한 첫인상은?

· 만약 우리 마을에 털숭숭이가 나타났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할까?

· 만약 마시멜롱의 불공격에 털숭숭이가 도망치거나 화를 냈다면 이야기는 어떻게 바뀔까?

· 처음 보았을 때는 무서워 보였는데 나중에는 무섭지 않았던 사람이 있었어?     


생각질문


· 왜 마시멜롱들은 털숭숭이가 한 말의 뜻을 좀 더 고민하지 않았을까?

· 털숭숭이를 공격했을 때와 나중에 친구가 되었을 때의 마시멜롱에게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 뾰족한 발톱, 시커먼 털, 천둥 같은 목소리에 덩치가 무시무시하면 나쁜 걸까?

· 왜 우리는 낯선 사람을 경계할까?

· 겉모습에 따라 편견을 가지면 어떻게 될까?

· 털이 많은 짐승은 위험하다는 생각은 왜 잘못되었을까?

·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을 구분할 때의 기준은 무엇일까?

· 우리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을 때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 소수 의견이 중요한 까닭은?

· 털숭숭이가 왜 왔는지 알아보자고 이야기한 마시멜롱의 의견은 왜 받아들여지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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