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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연재 안내

일요일에 올릴게요, 꼭!

by 명희진




이번 주 연재는 부득이하게 일요일로 미루게 되었습니다.


칠리오 생일에 초대받은 이야기부터 이어가야 하는데, 오늘은 도저히 시작할 힘이 나질 않네요.

월요일에 한국에서 돌아와 폴란드 시댁에 있던 판테(사진 속 고양이)를 데리고 네덜란드로 가는 길입니다.


원래는 오스트리아에 들러 친구를 만나고 가려했지만, 여독이 심해 그 계획도 취소했습니다. 이틀 동안 시댁에서 시체처럼 누워 있다가, 아들을 학교에 보내야 해서 꾸역꾸역 짐을 싸 집으로 향합니다.


극구 사양하던 친구에게 진미채를 사 가겠다고 큰소리를 쳤는데, 결국 진미채는 제 캐리어에 그대로 실려 네덜란드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어떻게든 마감을 끝내려고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노트북을 켰습니다. 그런데 루이가 뭘 잘못 먹었는지 토할 것 같다고 해서 등을 두드려주고, 약을 먹이고, 재운 뒤 다시 앉았지만… 역시 안 되겠더군요.


이쯤에서 변명 같지만, 이 모든 건 판테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그러기엔 너무 사랑스러운 고양이예요.



판테는 제가 글을 쓰면 노트북 뒤나 키보드 위에 앉기를 즐기고, 아니면 제 자리 옆 ‘애착 의자’에서 졸거나 그루밍을 합니다. 그러다 불시에 돌아보면 이런 표정을 짓죠.


"집사야, 아직도냐?"


이 소중한 녀석 때문에, 저희는 한국에 갈 때마다 폴란드까지 차를 몰고 와 판테를 시댁에 맡기고 한국에 갔다가 다시 네덜란드로 돌아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 연재는, 일요일에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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