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쓴 소설을 누가 관심이나 둘까, 싶은 마음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누군가 내 소설을 궁금해하고, 읽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동시에 했습니다.
「가족의 힘」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우기가 지나는 동안」을 지나 「아뉴파인스키」의 시간까지 흘러왔습니다. 저 또한 오래전에 쓴 제 소설을 다시 읽으며, 작가로서 지나온 시간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그 시간 속에서, 제가 걸어온 길이 어렴풋이 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가족의 힘」은 내내 품고 있던 어린 시절의 의문에서 시작된 이야기였습니다.
저는 늘, 그토록 어린 할머니가 정말 사랑해서 결혼했을까 하는 의문을 지녔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이야기는 모두 허구입니다.
「우기가 지나는 동안」을 다시 읽으며 필리핀에서 지내던 시간이 떠올랐습니다.
그곳은 상처받은 제가 치유받은 곳이기도 합니다.
제가 만난 필리피노(필리피나)들은 모두 강아지처럼 영혼이 맑고 순한 사람들이었습니다.
레아가, 그리고 아이들이 모두 행복하고 건강하길 바랍니다.
「아뉴파인스키」에 나오는 성당은 네덜란드에 있습니다.
저는 그 성당에서 예수상을 마주 보며 꽤 오랜 시간을 보냈습니다.
모두가 출근한 시간이거나, 모두가 잠든 새벽이었습니다.
그때 저는 잔뜩 가시를 세운 고슴도치 같았습니다.
어딜 가나 긴장했고, 가끔은 고장 난 로봇처럼 삐걱댔습니다.
그런 밤이면, 자책하던 제 얼굴이 예수상이 비치는 창에 겹쳐 보이곤 했습니다.
그래서 아마 요니가 태어났을 겁니다.
이 연재를 끝까지 함께해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제, 현재 쓰는 이야기들에 집중할 시간이 됐습니다.
저는 항상 쓰고 있었고, 그 일을 게을리하게 될까 봐 언제나 겁이 났습니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열심히 읽고, 더 열심히 쓰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쓰는 시간을 잃을까 봐 두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 순간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 지금은 부지런히 쓰겠습니다.
마치, 천직인 것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