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공감하는 아이가 되게 하려면 공감하는 부모가 되어라

by 흰돌

지우고 싶던 수요일이 지나고 주말까지 아이는 큰 감정의 분출 없이 잘해오고 있다.

하지만 이 말을 늘 기억해야 한다.


어제 잘했다고 오늘을 기대하지 말고 '과도할 정도'의 인내심을 가져라.


3월에 너무나 잘해서 긴장의 끈을 놓고 있었던 것이 전생처럼 아득하다.

몇 달 사이에 이렇게 스펙터클한 일들이 잊을만하면 일어나고, 드라마로 치면 장르가 수시로 바뀐다.


이런 일들이 앞으로 수없이 반복될 텐데 아직은 적응이 되지 않지만, 곧 평정심을 유지할 날이 올 것이라 믿어본다.


그러므로 평온한 우리의 앞날을 위해 내가 변해야 한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육아서적을 잔뜩 빌려오고 관련 유튜브도 열심히 찾아보고 있다.


읽고 있는 책 중에 기억에 남는 부분은 훈육을 잘하는 부모의 4가지 초능력이다.

바로 경청, 공감, 유머, 인내이다.


우선 경청은 아이가 부모에게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이 저자는 뇌과학을 기반으로 육아법을 제시하는데 훈육의 목표를 의사결정의 독립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공감하는 부모는 더 친절한 해결책을 제시하며 아이들은 부모의 공감을 통해 마음의 위로와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유머를 통한 유쾌한 접근은 훈육의 긴장을 낮춰주며 아이가 사회에서 마주하는 갈등을 좀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된다.


또한 아이가 실패를 통해 성장하도록 기다려주는 인내를 가져야 한다. 실패할 가능성을 막으면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못하고 실패를 겁내게 된다.


하지만 이 능력들은 훈육의 기술이 아니라 삶의 태도다. 공감을 받아보고 공감의 과정을 지켜본 아이가 잘할 수 있다. 이것은 어른이 먼저 갖춤으로써 아이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태도인 것이다.


어른이 된 우리들도 얼마든지 이러한 태도를 키울 수 있으며 사람마다 각자의 감정과 생각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행동 속에 숨은 이유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아이가 했던 말을 다시금 떠올려 본다.


나는 개밥에 도토리 신세예요.


그 말속에 숨어 있는 아이의 마음을 잘 다독여줬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저 겉으로 드러난 문제 행동에만 초점을 맞추고 아이를 비난하고 고치려고만 했다.


자기를 제외한 모두가 재미있는 활동을 하고 있고 아무도 자기에겐 관심이 없었다면 아이의 마음은 어땠을까.


아이는 우주로 돌아갈 거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고도 했다.


아이는 끝이 보이지 않는 적막하고 광활한 우주에 혼자 남겨진 기분이었을지 모른다.

개밥그릇에 덩그러니 혼자 남겨진 도토리의 외로움을 8살짜리 아이는 벌써부터 느꼈으리라.


그때의 아이 마음을 생각하면 지금도 울컥 뭔가가 저릿하고 아려온다.


유튜브에서 본 것처럼 겉으로 드러난 그 행동자체가 아니라 그 이면에 숨겨진 핵심동기를 파악해야 했다.


다시 그런 상황이 온다면 이렇게 말해주리라.


"네가 모두에게 소외당한다고 느껴졌구나. 외롭고 속상한 마음을 그렇게 표현한 거구나. 많이 힘들었겠다. 하지만 그런 표현방식은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것 같아. 다음에 이런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최민준 tv

늘 공감력이 부족하다고 아이를 비난하기만 했지 정작 나조차도 내 아이를 공감해주지 못했다.


공감을 잘하는 아이가 되게 하려면 공감하는 부모부터 되어야 한다.


신뢰를 줄 수 있도록 늘 진심 어린 공감을 통해 네가 잘못된 행동은 했지만 너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너를 사랑하기에 너에게 늘 바른 행동과 규칙들을 알려줄 것임을 잊지 않도록 해주어야 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