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인문사회

인간에 대한 사랑 그 난해한 단어

시장에서 강아지 몇 마리를 가지고 나와 앉아 있는데 남자아이가 다가와 강아지를 사겠다고 했다. 그 아이는 강아지 값을 물어보곤 제가 가지고 있는 돈과 견 주워 보기도 하고 여러 마리를 살 수 있는지 물어보곤 하다가 그중 한 마리를 사겠다고 했다. 그 아이가 사겠다고 하는 강아지는 다리 하나를 못 쓰는 강아지였다. 강아지 주인은 그 아이에게 이 강아지는 한쪽 다리를 쓰지 못하니 이왕이면 다른 강아지를 사는 게 어떻겠냐고 권하였다. 그러나 그 아이는 굳이 한쪽 다리를 못 쓰는 강아지를 사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강아지 주인은 할 수 없이 한쪽 다리가 불구인 강아지를 그 아이에게 팔았다. 아주 좋아라하며 강아지를 품에 앉고 일어서서 걸어가는 아이를 바라보다가 강아지 주인은 가슴을 진하게 때리는 장면을 발견하였다. 그 아이 역시 온전치 못한 아이였던 것이었다.


소년은 왜 불구인 강아지를 굳이 사려고 했을까. 동정심 때문이었을까. 가엾어 보여서일까. 동병상련의 마음 때문이었을까. 그중 어느 하나일수도 있고 그런 마음 전부일수도 있으리라. 그러나 나는 무엇보다도 그 강아지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의 마음이 컸을 거라고 생각한다. 한쪽다리를 쓰지 못하는 강아지의 처지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고 그것이 얼마나 불편하며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그러나 서로를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얼마나 기쁘게 살아갈 수 있는지 그런 것을 소년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우리는 누구나 인간답게 살 권리가 있다, 부산일보, 2014.8.20. 편집).


나와 가족 또는 친구들을 돌아보고 도와주고 사랑하는 것은 말은 쉽지만 어렵다. 하물며 남인 이웃을 배려하고 사랑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사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말은 할 수 있지만 정작 실천하기란 정말 어렵다. “저는 하느님 앞에 부끄러운 사람입니다. 말로만 사랑을 말하고 참사랑을 제대로 실천하지 못했습니다.”(김수환 추기경)


도덕생활에서 부처가 가장 강조한 것은 자기 스스로나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말라는 것이었으며, 이것이야말로 그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고수했던 주장이었다. 서구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14대 달라이라마는 미국여행 중에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다른 사람 혹은 인류 또는 세계를 생각하라. 당신의 마음은 넓어질 것이다. 그러면 당신의 문제는 사소해보일 것이며 참을 수 없는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만일 당신이 “당신 스스로만” “나” 그리고 또 “나” 끊임없이 “나”만을 생각하면 그와 똑같이 당신의 마음태도는 매우 좁아질 것이다. 그러면 작은 문제조차도 매우 커질 것이고 심각해질 것이고 참을 수 없을 것이다.

Think about other, or humanity, or world, your mind widen. So, as a result, your own problem then appears not much significant - not like unbearable. But if one think oneself only me, me, me, like that, then your whole sort of attitude, very narrow. So then small problem appear looks very big, very serious, unbearable.


“말은 사람의 입에서 태어났다가 사람의 귀에서 죽는다. 하지만 어떤 말들은 죽지 않고 사람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살아남는다.” 박준의『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에 나오는 말이다. 가시처럼 아프게 하는 말이 있다. 그 쓰라린 독은 오래 간다. 연못에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아 죽는 것처럼 아무 생각 없이 던진 말이 그 오랜 시간이 지나도 누군가의 마음속에 고통으로 남는다. 살리는 말도 있다. “넌 이대로도 괜찮아, 아주 잘하고 있어,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을까, 나도 그래, 뭐니 뭐니 해도 건강이 최고야, 네가 자랑스러워, 이런 시간도 지나가게 마련이야.” 나도 무심코 돌을 던진 일이 많았다. 늘 사람을 살리는 말은 하려고, 죽이는 말은 하지 않으려고 마음을 추슬러야겠다. 내가 한 말 또는 댓글이 누군가의 마음을 와장창 부수는 흉기가 아니고, 외롭고 지친 이에게 힘이 되는 말이 되도록 말이다(사람 살리는 말, 사람 죽이는 말, 동아일보, 2017.12.9. 박산호 번역가. 편집).


까뮈는 “우리들 생의 저녁에 이르면 우리는 이웃을 얼마나 사랑했는가를 두고 심판 받을 것이다. 무엇이 우리의 삶을 증언해 줄 것인가. 우리의 작품인가. 철학인가. 아니다. 오직 사랑만이 우리의 존재를 증명해줄 뿐이다.”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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