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계란하면 콜레스테롤을 떠올린다. 그런데 이건 잘못 알려진 ‘미신’이다. 1913년 러시아 과학자(Nikolai N. Anichkov)가 계란을 먹은 토끼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증가했다는 연구를 발표하면서 계란이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토끼는 초식동물이므로 계란을 먹으면 체내에 콜레스테롤이 쌓인다. 인간은 ‘잡식’ 동물이라 토끼와는 다르다.
1970년대에도 미국 영양학자들이 계란은 콜레스테롤이 많아 심장마비로 사망할 위험성을 높인다는 경고를 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계란을 식품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계란을 완전식품으로 알고 있는 상식과는 정반대였다. 거의 50년이 지난 2015년에야 미국 정부는 계란을 먹어도 나쁘지 않으며 건강에 이로울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 정부의 자문기구(DGAC)는 2015년 계란과 혈중 콜레스테롤은 관련이 없다고 발표했고 콜레스테롤의 1일 섭취량 기준도 폐기했다.
보통 사람은 계란을 먹어도 문제가 없다. 달걀이 심장질환과 관련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연구도 많다. 다만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환자는 콜레스테롤이 다량 함유된 식품을 피해야 한다. 달걀은 실제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지만 ‘나쁜’ 콜레스테롤은 증가하지 않고 좋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준다. 혈중 콜레스테롤은 포화지방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계란은 60% 이상이 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되어 육류 등에 비해 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낮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음에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섭취한 만큼 증가하지 않는다.
심지어 하루에 계란을 24개씩 한 달 동안 먹어도 문제가 없다는 사례도 있다. 의사이자 하버드 대학의 의학박사과정학생이 저탄고지 식단과 함께 한 달간 720개의 계란을 섭취하는 극단적인 실험을 감행했다. 과학자들은 자기 몸까지 실험을 하는 놀라운 일을 한다. 보통 사람이 보기에는 제정신이 아니다. 매일 24개의 계란을 먹어 한 달 동안 콜레스테롤을 13만 3200㎎이나 섭취했지만 오히려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졌다. 그가 함께 한 저탄고지 식단에는 육류, 생선, 올리브오일, 견과류, 다크초콜릿, 치즈, 요거트가 포함되었다. 매주 한 시간의 근력 운동을 했다. 첫 2주가 지나고 식단에서 탄수화물의 양을 60그램 추가했는데, 주로 바나나, 블루베리, 냉동 체리와 같은 과일이었다. 그의 식단과 운동이 영향을 주었겠지만 계란은 그만큼 문제가 없다는 사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