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5.29-25.06.04

by 김서하

쨍그랑 떨어뜨려 깨져버린 손거울 안

비춰진 내 모습이 이전과 그대로라

참으로 다행이구나 달라진 게 없어서

― D14. 십년감수했네


자꾸만 서로 안고 상대와 함께 접혀

전하가 반대라서 그대와 안 닮아서

산뜻이 불어오는 바람에 님과 함께 나부끼고

― F32. 커튼 커플


태양과 꽃다발로 시작된 오늘 하루

폭죽과 앙코르로 끝나서 잠에 들면

오늘도 이 삶 끝나기를 신께 빌며 눈감아

― D6. 너무나 행복해서


허리가 부러진다 괴성을 질러대고

목뼈가 굽는다고 뚝뚜둑 끊어지네

내 몸아 너만 힘드냐 여기 나도 힘들다

― A22. 허리가 한 일을 목이 알게하지 말라


‘스뎅’이란 말의 어감이 무척 좋아

강렬하게 시작해서 부드럽게 마무리해

기원이 맘에 안 들더라도 한번쯤은 불러봐

― A16. 스뎅을 좋아하는 이유


길거리 내다 보는 함박 웃음 가득한데

길거리 살아가는 얼굴 얼굴 미소 없어

웃는 상 하나 없는 길을 웃는 상만 지켜봐

― E21. 붙박이 미소


집 밖에 나설 때부터 집으로 올 때까지

내가 걸은 모든 길은 전부 다 상관없어.

내 몸도, 나의 모든 행동도, 변화량이 없으니까.

― D10. 철수의 변위를 구하라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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