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6.05-25.06.11

by 김서하

고개 들어 얼굴 보면 두 눈은 날 안 보고

고민 끝에 입을 열면 두 귀는 날 안 듣고

님이여 현세에 사는 건가요 그 너머를 보나요

― B24. 베겟머리의 공허한 눈


웬일로 상쾌하게 잠자리서 일어나고

가벼운 걸음으로 아침을 맞이하다

발가락 찧고 깨달았네 이 아픔만 진짜라고

― A21. 일단춘몽


허황된 꿈이라고 폄하치 말아줘요

심우주도 심연 속도 찾아가 봤으니까

내 맘 속 깊은 곳에서 파낸 것은 이것뿐

― B26. 45자 내로 장래희망을 적어주세요


힘겹게 일어나서 똑같은 아침 겪고

일상을 다시 살려 한숨을 내쉰 그때

벨소리, 꿈꿀 내용이 그렇게도 없는건가

― D18. 꿈마저도 반복이야


귓구멍 파고들어 측두엽 간질이는

말들의 나열들이 너무나 자극해서

눈 뜨면 보이는 건 오직 들려오는 단어뿐

― B25. 눈을 감는다. 귀를 연다.


꾸르륵 거리길래 왜 그러니 물었지만

꾸르륵 꾸르르륵 볼멘소리 돌아오고

꾸르륵 콧방귀까지 뀌니 어이없어 정 떨어져

― A18. 소화불량


살갗 한 땀 한 땀 구슬프게 부둥키고

내장 하나하나 서글프다 울부짖고

외로이 모두의 슬픔 담아 털썩하고 주저 눕네

― C15. 아픔이 슬픔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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