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9.18-25.09.24

by 김서하

나는 몰라 버렸는데 너는 그걸 잡아챘어

흘린 나의 고유 특징 철자하게 분석당해

아픈 말 굳은 살로 남아 지문 하나 안 남아

― C35. 다 들켰어


사람들 가득한 방 외쳐봐도 반응 없어

한 명을 붙들고서 귀에 대고 소리 쳐도

눈 한 번 껌뻑하고선 내 너머를 응시해

― D40. 듣지도 마라


해와 함께 떨어진 비 한밤까지 고여있어

불 켜진 창문 있다 비춰내 알려줘서

바닥만 쳐다보다가 문득 보고 고개 들어

― F49. 그 다음에


싸늘하게 불어오는 도시의 밤 바람에

으스스 곤두서고 어깨가 시리구나

축축한 냉감의 내음에 이곳의 맘 담겼네

― F37. 도시바람


소나기가 한 줄기씩 보도블럭 타고 흘러

서로 손잡고선 사이좋게 하수구로

자그만 폭포 따라서 내 시야도 아래로

― B34. 한 봄날


소중하게 여긴다고 온갖 곳에 데려갔어

어느새 허전해서 더듬으면 안 보이고

우울과 날 향한 분노에 고통 섞인 신음을

― C36. 나한테는 소중했는데


허전하다, 무엇일까, 도심 속을 누비면서

빈 위를 가득 채울 소음을 찾아나서

허탕만 치고만 채로 터덜터덜 꼬르륵대

― C38. 무엇에 배고픈 걸까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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