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2.19-26.02.25

by 김서하

추워서 몸 말아도 열기가 날 버리네

내 위에 쌓아봐도 내 주위 감싸봐도

오장이 얼고 굳어가 한 줌 열기 코 떠나네

― C16. 추움이 날 안 떠나


일을 하자 일을 하자 놀기 위해 일을 하자

신명나게 놀기 위해 미리미리 일을 하자

함부로 미래를 그리며 남들 쉴 때 일하자

― A60. 미리미리의 인간


잠시만 기다려줘 애타게 바라봐도

무심히 깜빡이는 신호등의 푸른 사람

곧이어 기다렸다는 듯 바로 떠난 내 버스

― E51. 결말은 지각이야


신경 쓰고 걱정해서 신경 끄고 갈 길 가라

신경 끄고 무시해서 신경 쓰고 나를 봐라

생각을 정하지 못하고 되는 대로 내뱉어

― B70. 나도 모르겠어


생각을 해봤는데 끝까지 못한 걸까

성급한 결단은 곧 끝없는 뒤처리 돼

급급히 계속 고치면서 당장만을 생각해

― B75. 생각은 생각을 물고


자그만 소원 따라 말 한마디 잘못 놀려

굴러온 복 넝쿨째 차 한 조각도 못 이루고

흐른 즙 애써 핥느라 바닥 청소 다 끝냈네

― C52. 기분의 결과


머리를 쓰지 않아 심장으로 살아가는

순간의 기분 따라 다음 수를 보지 못해

시야가 좁디 좁아서 눈 멀고도 모르네

― A58. 한심한가 한심한가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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