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해서 미뤄보면 어디론가 가버릴까
조금은 기대하고 하염없이 기다리면
그대로 조금도 안 변하고 오직 나만 기다려
― E19. 그래도 어쩔 수가 없어
별빛이 한 방울씩 부슬부슬 오고있어
고개를 내려 보면 우주가 흥건하고
머리는 은하수에 젖어 별국물이 흘러내려
― F6. 우산 없이, 이슬비, 별 없는 야경
저 아래 환한 빛은 나보다 더 밝아서
가까이서 보고 싶어 슬그머니 내려가 봐
떨어진 나의 반짝임은 추억으로 남을까
― B16. 도시의 별
잠 안 오는 일요일 밤 내일 위해 잠 청해도
이놈은 뭐 있길래 날 보러 안 오는지
혼자서 독수공방하다 찾아온 너, 짜증나
― A2. 자고 싶어요
잠에 들기 바로 직전 온몸이 추락하면
깨지 말고 받아들여 편안한 자유낙하
지구가 더 이상 받쳐주지 않아도 그것대로 좋잖아
― D12. 밀어올려주지 않는
이걸 거야 찍어보면 어김없이 빗나가고
저건 아냐 단정지음 당연히도 정정당해
이제는 시도할 이유도 사라진 게 아닐까
― B7. 좀 봐주세요
어제 심은 사과나무 오늘도 다시 심고
오늘 심은 사과나무 내일도 심을 건데
모레는 사과나무 하나 심을 수나 있을까?
― D7. 오늘 받은 사과나무 묘목 한 그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