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편 이용만 당했을 뿐인데

상품마음학 특강 종삼 새싹인삼

by 라이프스타일러

도핑테스트처럼

잔류농약 검사에 걸린 후

정말 오랫동안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만 했습니다.


내가 저지른 일도 아니고

나는 이용만 당했을 뿐인데도

고객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용서하지도 않았습니다.


너무나 오랫동안 세상에서

나의 그림자를 지운 채 살아왔습니다.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건강을 위해서 올바로 쓰여지길 원합니다.

이제 모든 죄를 용서받고

고객에게 도움이 되길 희망합니다.

1522924020170.jpg

종삼 또는 삼채라고도 한다. 종삼을 나물 무치듯 무쳐서 먹으면 특별한 반찬이 된다. 매콤달콤 쌉쌀한 여러 맛이 어우러 난다. 십여 년 전이었다. 종삼은 마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 중 하나였다. 전국의 점포에서 한 달이면 수십억 원씩 팔려나갔다. 종삼을 무쳐서 시식을 하면 주부의 눈길을 끌었다. 자기만의 무치는 비법을 전달하기에 바빴다.


높은 인기를 자랑하던 종삼이 어느 날 한순간에 사라졌다. 종삼의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잔류농약의 허용 기준을 넘었기 때문에 철수된 것이다. 문제된 종삼은 쉽게 돌아오지 못했다. 잎과 줄기가 달린 새싹 인삼을 그때도 판매했다. 새싹 인삼의 문제는 조리 용도에 있었다. 무엇에 써야 할지 용도를 찾을 수 없었다. 뿌리도 먹고 줄기도 먹고 잎도 먹을 수 있는 건 좋았지만 녹즙처럼 먹을 게 아니라면 소용없는 일이다. 결국 조리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에 가격 측면에서 일반 수삼(인삼)을 대체하지 못했다. 상품의 소비가치를 찾는 것이 쉽지 않다.


상품이란 공급자의 의지만으로 시장이 열리는 게 아니다. 상대방이 있는 거래에서는 해당 상품을 소비할 소비자가 설득돼야 한다. 소비자의 욕구에 기반하거나 소비자를 새로운 맛의 세계로 인도할 수 있는 상품이어야 한다. 상품마음학에서 강조하는 상품 개발 및 생산의 기본 조건이다. 상품의 컨셉에서 소비까지 상품의 싸이클 전과정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성공하는 상품은 특별함보다는 소비자의 욕구와 상품의 기능을 효과적으로 결합시켜 주는 데 있다.


몇 년 전부터 새싹 인삼이 다시 시장에 나오고 있다.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전히 조리 용도나 안전성에 대한 보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소비자는 머리 나쁜 물고기가 아니다. 접근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 새싹 인삼이 소비자에게 상품으로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분명히 해야 한다. 새싹 인삼은 왜 존재해야 하는가? 이에 답할 수 있어야 상품으로 생존할 수 있다. 인삼을 수확한 후 가공하지 않고 그대로 판매하는 기존의 수삼을 대체하지 못하고 있다. 삼의 기능이나 가격으로만 보면 경쟁력이 없다. 농약으로부터의 안전에 대한 보완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잔류농약 검사를 완료했다는 등의 안전함을 표시하지 않고 있다.


작물을 재배해서 판매가 가능했던 것은 계통출하 등 기존의 시장 루트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작물의 경우는 다르다. 소비층이 특정되지 않으면 판매 흐름을 만들어 낼 수 없다. 작물의 재배, 생산, 유통, 소비까지를 묶어서 관리하는 능력이 필요한 시대다.


채소나 과일은 사람이 좋아한다. 사람이 좋아하는 건 미생물도 좋아한다. 사람은 좋은 식재료를 얻기 위해 보이지 않는 그러나 표가 나는 경쟁자와 다투어야 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농약의 사용이다. 농약의 사용이 필요하지만 두려움도 존재한다. 농약에 대한 두려움은 죽음을 연상시키는 것에서 비롯됐다. 농업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자살에 많이 쓰였던 것 중 하나가 농약이다. 맛도 향도 색깔도 없는 농약을 구분해 낼 방법이 없다. 농촌에서 집단 사고가 터졌을 때도 농약이 문제가 되었다. 농약에 얽힌 사건이 트라우마를 남겼다. 농약에 대해 국민적 알레르기가 생길만하다.


가끔 통제되지 않는 인간의 탐욕이 사고를 낸다. 농약은 살포하고 나서 약 3주 정도 지나면 희석되어 사라진다. 수확을 앞두고 농약을 살포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작물의 상품성을 좋게 하기 위해서다. 작물에 농약을 살포한 때에는 농약이 자연 소멸될 때까지 수확시기를 미루어야 한다. 사람이 작물에 잔류하는 농약을 섭취하게 되면 체내에 축적된다. 농약의 약리작용이 식물을 넘어 체내에서 인간의 생리작용을 방해한다. 체외로 배출되지 않고 축적된 농약은 마치 호르몬처럼 인체의 기능을 저해한다. 조직에 변형을 가져올 수도 있고 기능을 멈추게 할 수도 있다.


농약은 재배하는 농작물이 아플 때 주는 약이다. 그래서 농약이다. 사람도 아프면 약을 먹고 낫는다. 농작물도 아프면 약을 먹고 나아야 한다. 작물이나 사람이나 약을 활용하고 효과를 얻는 방식은 동일하다. 농약은 유익한 점이 많다. 적합한 작물에 적절한 상황에서 적당한 양을 사용하면 된다. 문제가 되는 것은 남용과 오용이다.


치유농업사 교재를 보면 식물이 성장하는데 필요한 영양소는 16가지다. 필수원소는 탄소(C), 산소(O), 수소(H), 질소(N), 인(P), 칼륨(K), 칼슘(Ca), 마그네슘(Mg), 황(S), 철(Fe), 망간(Mn), 구리(Cu), 아연(Zn), 붕소(B), 몰리브덴(Mo) 및 염소(Cl) 등이다. 탄소, 수소, 산소는 이산화탄소와 물에서 공급되고, 나머지는 토양 성분 중에서 공급된다. 영양소만으로는 식물이 온전하게 자라지 못한다. 식물을 노리고 있는 각종 곤충과 미생물, 바이러스, 독성물질로부터의 안전해야 한다. 농약은 식물의 생명을 안전하게 한다.


식물을 재배하는 이유는 식물을 고유의 특성대로 키우기 위함이 아니다. 사람의 필요 때문이다. 식물의 줄기, 잎, 꽃, 뿌리, 과실 등 필요로 하는 부위를 활용하기 위한 것이다. 인위적인 식물의 재배를 원예라 한다. 일반적으로 농사짓는 걸 말한다.


농약의 사용을 통해 농작물의 생산량은 획기적으로 증가하였으며 잉여 농산물의 축적을 통해 인간의 안정된 생존이 가능하게 되었다. 유익한 영양소라 하더라도 과다하게 존재하면 식물에 해를 준다. 영양이 과한 상태를 염류집적이라고 한다. 과도한 영양분은 식물을 비정상적으로 성장하게 하고 땅을 썩게 한다.

1523618143973.jpg

흔하게 오해하는 것이 있다. 음식물 찌거기를 땅에 뿌리면 거름이 될거라는 생각이다. 그렇지 않다. 거름이 되려면 숙성이 되어야 한다. 숙성이 된 거름은 부드럽고 악취가 나지 않는다. 썩은 거름은 부패되어 악취가 심하고 검다. 식물에 거름을 주면 성장에 도움이 되지만 썩은 것을 주면 성장을 방해하거나 생존에 위협을 준다.


나뭇가지나 잎을 땅 위에 뿌려 놓아도 거름이 되지 않는다. 영양분은 흡수할 수 있는 이온 상태가 되어야 식물의 뿌리에서 흡수가 가능하다. 그러니 토양 위에 널부러진 것들은 식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땅 위에 뿌리는 비료는 천천히 용해되면서 뿌리가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화되기 때문에 다르다.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 식물을 공격하는 미생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식물에 대한 이해와 사랑이 필요하다.


농약을 하나도 쓰지 않고 작물을 재배하면 건강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환경친화적인 재배 방법이 선호되는 이유다. 자연에서 생겨난 자연 그대로 오염되지 않은 식물을 섭취하고자 하는 욕망이다. 자연은 감정이 없다. 자연은 자연의 법칙대로 움직일 뿐이다. 사람이 좋아하는 채소나 과일, 꽃이나 곡식은 그것을 좋아하는 미생물도 같이 있다. 미생물은 작물에 유익한 것도 있지만 위해를 가하기도 한다.


네이처 데인저러스에서는 식물에 존재하는 미생물이나 바이러스로부터 위해를 입을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자연농법 또는 친환경 농법을 강조하는 이유는 지속 가능한 농업을 위해서다. 자연환경을 보존하면서 식물을 인간의 필요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자연환경에서의 환경친화적 농업은 많은 노력과 비용이 든다. 생산성도 떨어진다. 환경이 좋아진다고 해서 생산물의 품질이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식물에게는 16가지 필수 영양소가 공급되면 잘 성장한다. 식물의 성장에 재배 방법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 재배 방법에 의한 환경 오염의 문제는 사회적 문제이며 인간의 문제다. 생산물의 성분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소비자에게는 양면성이 공존한다. 심정적으로는 환경친화적인 재배 방법을 응원한다. 막상 상품을 대하면 가격이 낮은 쪽으로 마음이 기운다. 미래를 위해서는 환경친화적 상품을 선택해야 하지만 현실의 경제적 소비를 위해서는 기존의 상품을 선택하게 된다. 이율배반적인 소비자를 설득해 가면 상품의 시장을 열어 가는 것은 쉽지 않다.


스마트 농장 또는 식물공장이 대안으로 뜨고 있다. 작물 재배 환경을 인위적으로 조절하여 작물의 성장에 최적의 조건을 만들어 준다. 생육의 안정에 따라 생산량도 증가한다. 미생물과 바이러스, 독성물질 등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게 작물을 보호한다. 자동제어 시스템으로 제어됨으로 노동력도 생력화할 수 있다. 작물에 따라 년 중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생산 단가를 낮추고 판매가격도 낮출 수 있게 된다.


자연에 의지하며 성장하던 식물이 인간의 의지에 따라 성장하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계속해서 기술력이 높아지면서 식물은 농약과 미생물, 바이러스, 독성물질, 중독성 물질 등 다양한 위험에서 안전해지고 있다. 점점 식물의 위해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있다. 남은 것은 용도다. 소비자가 좋아할 수 있는 형태로의 접근이다. 상품마음학을 통해 소비자를 유혹할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keyword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