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11. 7(월) 입원 @ 분당서울대병원 내과 병동 11층
3시까지 도착했으나 예정된 퇴원환자가 퇴원 지연으로 짐도 못풀고 대기하다가
3시 30분 경에 짐은 간호선생에게 맡기고 3층 투석실로 이동 3시 45분부터 투석 시작
3시간 30분만 하기로 간호사와 합의,
병원의 관리시스템 부재로 병실 배정이 되지 않아
30분 정도의 시간을 병원에서 배려해 줄 것을 요청하여 받아 들여짐.
국내 최고 수준이라는 서울대 계열의 병원이지만 대기업의 시스템 대비 여전히 후진적인 관리 체계 (이 부분은 나의 주치의도 동일한 의견)와 병원비용을 모두 받고도 이런 후진적인 병원 산업이 이렇게 대단한 것은 대한민국이 의사를 떠받치는 병적인 정신세계와 어려서 부터 인성 따위는 안드로메다에 가져다 놔도 칭찬을 받고 살아온 비정상적인 엘리트주의의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시작하고 30분 지나고 내과 선생이 와서 “긴 여정이 될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고 사라짐. 긴 여정에 함께 우리가 잘 하겠다 정도의 이야기를 기대하는 건 사치일 듯. 지난 4월 말부터 병원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느낀 것은 병원이 뭘 해주는 것을 기대하는 것보다 내가 스스로를 관리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 의사결정하는 “각자도생”의 길이라는 걸 알고 있어야 실망이 덜 할 것 같다.
기존 투석병원에서는 혈압을 1시간에 한번 씩 측정하는데 그게 또 몸에 어떻게 잘 입력되어 있는지 혈압측정할 때마다 1시간을 보냈다는 생각에 살짝 설레는데 지금은 15분, 30분마다 측정하고 있다고 한다. 혈압 측정할 때마다 몸에 좋은 신호를 보내는데 1시간이 아니라 15분마다 측정하고 있다는 간호사의 말에 실망.
투석은 10분 후에 종료된다고 한다. 노트북 정리하고 가져온 책 목차만 보고 끝.
그리고 투석은 오전에 할지 오후에 할지 모른다고, 부르면 오라고 한다. 내 시간은 한번도 병원의 존중을 받아 보지 못했고 여전히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병실에 올라왔는데 저녁이 없단다. 뭐 딱히 배가 고픈 것도 아니었고 병원 밥 억지로 먹을 생각에 기분은 그리 좋지는 않았는데 막상 없다고 하니까 서운하다. 서운하고 좀 시간이 지나니까 역시 병원의 행정력이 엉망이라는 생각에 이해하기로 했다. 병실은 시끄럽다. 다들 이어폰 생각은 없나보다. 병원에서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 입원 환자에게 무상 제공할 생각은 없는지, 이건 퇴원하면서 건의해 봐야겠다. 물론 어르신 들은 줘도 안할 것 같기는 하다.
개인 모니터가 무료한 병원 생활에 좋기는 한데 이게 또 누구는 피해자가 된다.
그리고 사지 멀쩡하면 전화도 좀 나가서 했으면 좋겠다.
20시36분 드디어 입원 신고식 같은 주사 바늘이 오른 팔에 꽂혔다.
이 곳을 통해 피검사도 하고 수액도 들어가니, 일종의 병원과 나의 몸 사이에 있는 창구 같은 역할이라고 해야 하나. 매번 꽂을 때 보다 뺄 때 느끼는 그 시원한 , 몸에서 큰 줄기 하나가 쑥 빠지는 쾌감이 있다. 빨리 그 시간이 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