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이식, 투석생활

by 분당주민

일주일에 3번, 한번에 4시간, 일주일 총 12시간을 투석받아야 사는 환자가 되었다.

장애인이 되었고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탄력근무를 하고 출장은 이제 못가고 순수 내근직이 되었다.


다행인 것은 탄력근무제로 아침 7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 근무로 변경되었고 차가 안막히는 시간에 각 25분 거리라 부담이 없었고 월, 수, 금 퇴근 후 투석하고 집에 오면 9시 전후가 되었다. 주말은 온전히 쉬는 시간이 되어 체력을 잘 유지할 수 있었다. 더해 집 근처에 새로운 투석병원이 생겨 괜찮고 쾌적한 환경에서 투석할 수 있어 여러모로 도움이 됐다. 무엇보다 의사이야기처럼 투석이 잘받았다. 투석빨이 좋았다. 물론 처음에는 어지럽고 힘들었지만 1달 정도 지나니 한결 좋아졌다. 다행이다. 웃는 시간도 늘어났다. 일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잘해냈고 성과도 좋았다. 투석 받는 사람치고는 씩씩했고 잘 웃었다. 투석하고 나니 몸도 더 좋아졌다. 매일 마주치는 직원이 얼굴이 좋아졌다고 했다.


투석 4시간을 헛되게 보내지 않으려고 노트북으로 일도 하고 책을 읽었다. 모두들 TV를 보는데 그러지 않았다. 시간을 의미있게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투석실 간호사들은 4시간 책 읽는 환자를 처음 봤다고 했다. 투석하는 동안 전화를 받을 수도 할 수도 없었지만 카톡과 이메일을 잘 활용했다. 열심히 살았다. 간호사 선생님도 의사선생님도 잘 대해주었다. 지금도 그 병원 내과를 다닌다. 집사람도. 가끔 찾아가 신장초음파도 하고 간호사 선생님들 간식도 사다드린다. 행정업무를 보시는 분도 항상 반갑게 맞아주신다.


어느날 매번 내 투석을 담당하시던 간호사 선생님이 나같은 환자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조용하게 매번 잘 따르고 밝은 모습을 보니 좋았다고 한다. 잘 지냈다. 절망하고 힘들었던 순간도 있었지만 의미있게 잘 버텨냈다. 여름휴가도 다녀왔다 금요일 아침 일찍 투석을 받고 바로 운전해서 부산을 가서 식구들과 즐겁게 보냈다. 가슴에 박힌 카테터 때문에 수영을 할 수 없었던 것을 빼고는 매번 보내던 휴가처럼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월요일 오후 다시 돌아서 투석을 받았다.


10월이 지나고 11.17일 수술을 위한 준비를 차근 차근 진행했다.


와이프님이 공여해 주기로 했다. 처음에는 반대했다. 투석이 괜찮았던 것도 있고 무엇보다 미안한 마음이 컸다. 와이프님이 결정해 주신 이후 수많은 검사를 같이 다니면 마음이 무거웠다. 지금이라도 다른 대안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리에 떠나지 않는다. 그런 미안한 마음, 무거운 마음은 잘 떠나지 않는다.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왔다. 단풍이 시작되고 가을의 정점에서 난 수술을 위해 입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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