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미국에서 살뜰히 챙겨주셨던 교수님께 메일을 보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저 날이에요. 준비할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도와주시고, 마주치면 먼저 인사해 주시고, 애정 어리게 챙겨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타지에 혼자 사는 게 처음이었는데 교수님 덕분에 잘 생활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한 명 한 명 관심을 갖고 바라봐주셔서 추운 나이아가라에서 마음만은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처음 이곳에 왔을 때 코 끝을 스쳤던 풀냄새가 되살아나고 있는 요즘 저는 추억에 젖어 하루하루를 보냈던 거 같아요.
싱그러웠던 첫인상과 마지막이 겹쳐 이곳을 떠나는 발걸음이 더욱 무거워요. 정말 많은 것을 배웠고 느꼈고 얻었기에 떠나는 아쉬움은 있지만 후회는 없는 거 같습니다. 앞으로 저는 이곳에서 쌓은 것을 한국에서 풀어나가려고 해요.
그동안 살갑게 대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제가 도움드릴 게 있다면 꼭 찾아주세요. 나중에 우연히 뵙게 된다면 그때는 더 깊은 이야기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온 답장으로
“(…) 후회 없는 생활을 했다는 말이 가장 안심이 되고 기쁘구나 (…)“
“후회 없는 생활”을 했다는 건 정말 진심이었다. 내가 하고 싶은 걸 했고 많은 것을 배웠고 느꼈다.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했던 그곳에서 배운 ‘여유’가 차츰 힘을 잃어가는 요즘이다. 오늘 다시 꺼내 본 교수님과 주고받은 메일에서 다시 한번 깨닫는다.
책 <그림자를 판 사나이>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당신에게 영혼이란 어떤 물건입니까?”
영혼 없는 몸은 그저 뼛조각일 거라고 생각했다. 맹목적으로 달려가다가 영혼을 잃어버리는 일이 그저 없었으면 좋겠다. 다시 읽은 메일 안에는 영혼 있는 삶을 살고 싶다는 간절한 내소망이 깃들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