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만 살아본 내가 중국살이를 할 때 느낀 점은
같은 동양나라라 음식이건 문화건 비슷했지만
또, 남의 눈치를 잘 보지 않는다거나 마이웨이 성향을 보자니 서양문화가 섞여 보이기도 했으니까.
그중 한국과 다르다 느낀 문화 중 하나는
이가 나가버린 그릇이었다.
중국 식당에 가면
요즘 중국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앞접시나 물컵을 받으면
어디 하나씩은 금가 있거나, 이가 나가 있는 경우가 많았다.
북경에선 덜했으나, 대련에 있을 땐
늘 식기를 확인하곤 했으니 말이다.
거기에다 방금 나온 식기인데
늘 서비스로 나오는 따뜻한 물로
한 번씩 헹궈 버리는 습관이 생겼다.
중국은 식당에서 설거지를 하지 않고
설거지를 한데 모아서
업체에 보냈는데
업체에서 올 땐 앞접시, 물컵이 비닐로 포장되어
왔고 그대로 손님에게 서빙됐다.
비닐로 포장되어 있다고 그 식기가 깨끗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항상 몇 바퀴 따뜻한 물로 헹궈 쓰곤 했다.
중국인 친구가 그렇게 알려주었다.
먹기 전에 꼭 행구라고, 더럽다고 ㅎ;
식기를 받으면 먼지뿐만 아니라
많은 수로 이가 나갔거나 금이 가있었는데
한국인으로서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다.
이가 나갔다면 안전의 문제에서라도
꼭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식당에선 확인하여 버려야하는게 아닐까?
그런데 중국인 친구도 그렇고
식당 주인도 그렇고
그게 뭐가 그렇게 대수냐는 듯한 반응이었다.
그런 신기해하는 반응에
이 나간 건 크게 개의치 않은 문화인가 싶었다.
한 번은 식당주인이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하기 어려웠다)
하는 것이다.
이게 진짠가..? 했던 적이 있다.
확실한 답을 얻지는 못했지만
중국은 이 나간 그릇이나 물컵은
그냥 써도 무방! 하다는 반응이다.
그 이후로부턴
조금 불편해도 바꿔달라 하지 않았다.
나는 늘 어떤 나라에 가도 내가 고수해 온 방식대로
하는 것보다 그 나라대로 따르고 싶다.
그때를 생각해 보니
이 나간 그릇이나 물컵이
정말 그 식당사장이 한 말대로
역사였는지, 아니면 무던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기회가 된다면
중국식당에 가서 제대로
물어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