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들은 생각보다 엄청나다.
엄마 어릴 땐 불가능할 일을 하고 다닌다.
휴일에 보통 다있소나 올리브*에 자주 간다.
학원이 마치면 애들이 채팅방에다가 시간이 있냐고 물어본 후 근처 코노도 다닌다. 어떤 애들은 심지어 마라탕이나 떡볶이도 아닌 김치찌개를 식당에서 친구와 먹기도 한다.
또 살짝 일진 같은 친구나 불량한 친구들도 있다.
하여튼 이런 애들은 나와 동갑인 초5들이다.
엠지세대가 아닌 알파세대들의 이야기를 지금부터 잘
들어주길 바란다.
에피소드 1. “고백을 받아버렸다..”
나는 말하기를 무척 좋아해 주변 친구들과
장난치거나 수다를 자주 떨었다.
수업시간에 발표를 잘하는 남자아이와 친해졌는데, 풀이 없어 걔한테 빌렸다. 그런데, 실수로 뚜껑을 잃어버렸다
쉬는 시간에 "미안해.. 대신 다음에 내가 맛있는 거 줄게 "라고 말하자마자 바로 ‘"나랑 사귀자"라고 했다. 그러고는 곧 장난이라고 둘러댔다. 그 후 점심시간 분실물함에서 뚜껑을 찾아서 주면서 사귀자는 말 한 것으로 내가 놀리자, "사실 네가 내 이상형이긴 해"라고 하길래 나는 "네가 첫 고백이니까 뭐 받아줄게 ㅋ"라고 했고 그 애는 정식 고백 후, 난 그 애랑 사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시끄럽고 눈치 없는 철이 덜 든 친구였다. 수업시간에 관종(?) 행동을 하는 걸 보고 난 너무 싫어서 헤어지자고 했다. 나한테는 귀찮게 달라붙더니 금세 다른 애랑 다시 사귀었다. 하지만 그 애와도 헤어진 후로 자격지심 때문인지 나에게 계속 시비를 걸었다. 한번 선을 세게 넘었고 엄격한 선생님께 혼난 그 친구는 울면서 나에게 사과했다. 이 관계가 불편했던 나는 오해를 풀고 화해했다.
...........
어느 날 딸이 들뜬 목소리로 전화를 했다. "엄마, 나 고백받았어"라고 말했다. 집에 와서 책가방을 놓자마자 "사귀기로 했어"라고 말했다. 나는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다.
나도 초등학교 그 시절 국민학교 때는 참 인기 많은 여학생이었다. 책장서랍에 좋아한다는 쪽지가 몇 장씩 들어 있었다. 나는 보수적이었고 옳지 않은 행동이라 생각해서 철벽을 쳤다.
학년 중 인기남학생이 나를 좋아한다고 표현해서 그 아이에게 엄청 쌀쌀맞게 대했다.
그 애랑 하필 짝이었는 날, 그 애가 교과서를 안 가져온 적이 있었다. 나는 모른 척했고 선을 긋고 대했다.
중학교 때 여중을 다녔는데 친구한테 책을 빌려줬는데 '그 애가 너를 좋아해'이 말을 적어놔서 싸운 적이 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엄청 후회스럽다. 대학생 때도 그랬고 졸업 후에도 철벽만 치다가 연애도 제대로 못해봤다.
그런 꽉 막힌 사고로 살다 보니 노처녀로 겨우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그런데 딸은 나와 달랐다. 사교성이 좋고 호기심이 많았다. 남자친구에게 고백받는 게 도장 깨기처럼 느껴졌는지 첫 고백에 오케이 하고 받아들였다.
살짝 카톡을 보니 남자친구에게 알콩달콩 로맨스는 없고 프린트 부탁하고 귀찮게 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다가 시들해졌는지 헤어지자고 했단다.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이후 그 애가 시비를 걸어서 자주 다투었다는 말을 들었다.
그 이후 다른 모임에서도 다른 오빠에게 고백을 받았는데 신중하고 싶다며 거절했다고 한다.
딸은 후회를 통해 사귀는 것을 성숙하게 잘 받아들였다.
이것을 보니 무조건 나쁜 것이라 생각했던 나는 남자친구 관계 맺기에서 일단 패했다.
사춘기를 제대로 겪어야 했다. 연애, 결혼이 일생에서 얼마나 중요한가?
이번은 초5 딸과 나의 어린 시절 대결로 대신한다.
남자친구 사귀는 것을 간섭하지 않은 부분, 딸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눈 점에서도 엄마답게 잘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