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대장님의 보직이 끝나갈 무렵 나 역시 보직을 마치고, 이제야 군 동기들과 나란히전술팀(중대)의 팀장(중대장)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본부 중대장의 임무가 막중했던 건사실이지만, 뭐니 뭐니 해도 특수부대의 꽃은 진정한 전술요원이었기에, 707 전술 팀장이라는 자부심이 두려움반 설렘반으로 내 가슴을 마구마구 흥분시켰다.
사실 동기들보다 이미 1~2년정도 늦은 임무수행이었기에
'평생 기억에 남을 멋진 추억만 가득안고 전역하자'는 마음이 있었는데, 기가 막히게 내 마음을 간파하신 대대장님께서는 정말 평생 기억될 만한 엄청난 선물을 남기시곤 전출을 떠나셨다.
“잘해 낼 수 있다!”라는 부담스러운 여운과 함께 말이다.
다음과 같이 전술팀장을 발령합니다!!
“707대테러 특수임무 대대 1지역대 1중대장 대위 박. 광. 철.”
707은 전술지역대와 고공, EOD(폭발물), 기타 등으로 편제되어있고, 지역대내에는 중대와 본부가 편제되어 있다.
이 전술지역대 중 가장 선봉지역대인 1지역대, 그중에서 가장 선봉 중대인 1중대!
707 전체를 대표하는 리더의 자리이자, 말로 되지 않는선봉 지역대, 선봉 팀장이라는 최고의 자부심을 다름 아닌 나, 바로 내가 맡게 된 것이다.
최고의 위기가 기회이듯이 항상 도전적인 자리에 위치하고 있음이 참으로 감사한 일이었음에도,항상 그당시에는 눈뜬장님처럼 감사함과소중함을 느끼지 못한 깊은 반성을 한다.
선봉팀장으로 임명되자마자 새로운 대대장님이 부임하셨다. 대대장님은 큰 키만큼이나 무척 화통하셨고 무엇보다 사람에 대한 신뢰를 중요시하셨다. 누군가가 누군가를 믿어준다는 것! 이 신뢰라는 엄청난 무기를 얻게 되는 영광의 순간이다.
선봉팀장이라는 이유에서일까, 아침 상황브리핑이나 중요한 훈련, 행사등이 가장 먼저 내게 맡겨졌다.
보통은 어떤 식으로 준비가 되어야 한다는 방향설정이나 지시사항 등이 있기 마련이지만, 대대장님께서는 항상 그래 오셨듯이 다른 말씀 하나 없이 그냥 그 사람을 믿고 맡기셨다!
이 신뢰라는 것이 정말 놀랍다. 물론 당사자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와 부담일 수 있겠지만,그보다는 그 신뢰에 대한 책임감이 더 깊은 노력과 완벽한 숙달을 위한 반복을 만들고 놀라운 결과를 창출시키기 때문이다.
어떤 것이 정답인지 전혀 모르는 상황과불안감이 오히려 끝까지 자신에게최선을 다하도록 채찍질하게 만든것이다.
아침상황브리핑이 끝나자 대대장님께서 먼저 크게 박수를 치셨다! 이에 모두가 덩달아 박수를 쳤다!
“아주 훌륭해! 브리핑은 바로 이렇게 하는 거야! 앞으로 아침상황브리핑은 항상 이런 식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해!”
밤새 연습했던 노력이 빛을 발하는 뿌듯한 순간이며, 엄청난 전율이 느껴진다!
이게 바로 신뢰에 대한 보답이며, 책임에 대한 성취의 희열이었다.
신뢰에 대한 보답은 또 다른 신뢰를 가져오게 하며 새로운 임무를 탄생시킨다. 한번 성취의 희열을 느껴본 자들은 더 큰 희열을 느끼며 그 믿음에 부흥하고자 더 많은 노력과 열정으로 최선을 다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더 큰 성취감과 희열을 얻어 내게 된다.
마치 엄청난 중독성을 가진 마약과 같이 끝없이 열망하게 만드는 것이 엄청난 신뢰의 힘이다.
물론 믿음에 보답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이 없다면 그 어떤 성취감과 희열을 얻지 못하는 것은 저명한 사실이다.
신뢰에 대한 믿음은 또 한 번 나를 스스로 움직이게 만들었다.. 707에서는 분기마다 체력, 사격, 레펠 등의 전술능력 평가를 실시한다. 이 중 외줄 11m, 평행봉 55개, 턱걸이 35개, 윗몸 68개, 5km 17분 30초의 체력만점 기준은 이제껏 장교가 한 번도 획득한 적없는 한계의 기준이었다.
믿음은 한계를 뛰어넘는다! 선봉이라는 자부심과 신뢰가 도전이란 멋진 놈을 나에게 선물한 것이다. 이제껏 헬스장에 한 번도 가본 적도 없는 내가 숨겨진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장교 최초로 5개 종목 가산점 40점(외줄 제외)을 포함한 540점 만점의 대기록을 달성함으로 그 한계를 스스로 증명해 냈다!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한다면, 신뢰는 사람을 날아다니게 만든 것이다!
사람은 누구에게나 인정받고 싶어 한다.
언뜻 보면 다른 사람에게 잘 보여야한다는말이나, 혹은다른 이의 시선에 비추어지는 타인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으로 생각되어질 수도 있다. 물론 그 신뢰의 본질을 오해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이는 분명 다르다.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타인의 기준을 충족하려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신뢰에 대한 믿음으로 내가 정한 기준을 스스로 충족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것이다. 자칫 타인의 기준을 충족하려 한다면 그 믿음은 변질되기 때문에 신뢰를 주는 사람과 신뢰를 받는 사람 모두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가장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
즉 주는 사람은 결과에 상관없이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믿고 맡기는 것이며, 받는 사람은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기준을 충족시키도록 노력할 때 진정한 신뢰의 관계가 성립되는 것이다.실망할 필요도 좌절하지 않아도 된다.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으면 그걸로 된 것이다. 이미 그 최선의 노력 안에 무언가의 특별한 무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것은 당연한 인간의 본능이다. 인정의 욕구가 없었다면 우리가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을까? 부모님에게, 선생님에게, 친구에게, 아내에게,... 살아가면서 나와 관련된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싶지 않았는가!
인정을 받는다는 건 누군가가 나를 믿으며, 신뢰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건전한 신뢰관계가 서로를 더욱 성장시키고 발전하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지금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인정받고 싶은 이유이기도하며, 또한 이를 통해 신뢰를 주고자 하는 것이기도 하다.우린 서로 성장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이미준비되었다면우린 분명 성장하는 기쁨을 얻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인정을 통해 신뢰받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신뢰받는 사람이 되기 위해 당신은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