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 않기를 바란다면
우리는 낮아져야 한다
바닥으로, 바닥으로
머리 꼭대기 자존심일랑 버리고
발바닥 자존감으로 한없이 낮아져야 한다
그 바닥에서 다시 차오를 동안만이라도
중력선을 벗어난 삐딱 자세로
목소리는 다 죽어가면서도
안 아픈 척
거짓말을 말자
그래도 들리지 않는다면
맨바닥에 엎드려 보자
귀를 바닥에 대고
발이 내는 신음을 들어보자.
명예 따위는 거저 줘도
개나 소도 안 가지리
죽음 문턱을 넘어본 사람은 안다네
몸과 마음 바닥이란
얼마나 아픈가?
얼마나 어두운가?
얼마나 춥던가?
얼마나 낯설던가?
얼마나 두렵던가?
그러니
눈물이 솟구치고
황소 울음, 쉬이 멈추지 않는다네
불편한 곳이 더 굳어지기 전에
아픔이 더 번지기 전에
기꺼이.
*중력선 : 지구 중심을 향하는 수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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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릴수없는단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