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밤이 도착했다

詩 中心

by 허니

충청도 어느 산

나무에 있는 것을 호되게 쳐서 떨어뜨렸는지

땅에 누워 있는 것을 주웠는지

가시가 돋쳐있던 주머니 속에서

무성했던 지난 계절을 견뎌내며

알알이 익어가던 시간은 이제는 잊었을 터

애초에 동복형제였는지

혼자였는지는 모르나

서로 모이고

같이 모여서

먼 길을 달려왔다

자루를 펼쳐보니

긴 여정이 피곤했는지

모두 얼굴이 거무스레하다

아내는 연신

실하다

실하다

하면서

안사돈 얼굴을 떠올리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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