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니 가을의 날씨를 느낄 수 있었다. 은호는 운전하는 우현을 보자 손을 잡고 싶었지만 참았다. 도착한 장소는 단풍나무가 많았고 산책하기 좋은 곳이었다. 우현은 커플 자전거를 빌렸다.
“나 이런 거 처음 타봐. 은호 너 청바지도 잘 어울린다.”
우현이가 웃으면서 말했다.
낙엽을 밟으며 은호와 우현은 자전거를 탔다.
“우리 여기서 좀 쉴까?”
오늘따라 날씨가 따뜻했다. 나무 벤치에 은호가 앉자 우현도 옆에 앉았다.
“밖으로 나오니까 좋지? 나도 자주 나오지는 않는 편이어서 은호 너도 그럴 것 같아서 오자고 한 거야.”
“나도 이렇게 나오기는 오랜만이야.”
“예전에 주말에는 뭐 했어?”
“우리 집은 주말에 할머니 집에 자주 가. 할머니 집 근처에 이모들도 살아서.”
“가족들끼리 친하구나. 나도 가족들이랑 친해. 은호 너는 가족이 어떻게 돼?”
“아빠, 엄마, 동생 둘.”
“동생이 둘이야?”
“여동생, 남동생.”
“나는 남동생 한 명만 있어. 우리 다음에 동생들이랑 밥 먹을까?”
“나도 우현이 너 동생 보고 싶어.”
“그럼 내 동생부터 보자. 그리고 은호 동생들도 보고. 햇볕이 따뜻해서 좋다. 오늘은 이상하게 따뜻한 것 같아.”
“우현아 잠깐 여기 누워봐.”
은호는 자신의 허벅지를 두 번 두드리며 우현을 따뜻한 눈빛으로 보았다.
“여기서?”
“하늘이 너무 예뻐. 누워서 보면 더 예쁠 것 같아서.”
우현은 은호의 말에 잠깐 시간이 멈춘 것처럼 은호를 보고는 살며시 은호에게 머리를 대고 누웠다. 우현은 누워서 하늘을 보았다. 갑자기 마음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은호가 우현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
“우현이는 곱슬머리구나.”
우현은 얼굴이 빨개졌다. 우현은 하늘보다 은호의 얼굴만 보였다.
낙엽을 밟으며 산책을 하고 주차장으로 갔다. 차에 타서 우현은 은호의 손을 잡았다. 은호의 손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우현은 은호를 집에 데려다주고 은호를 생각하며 자신의 집으로 향했다. 운전하는 내내 은호 생각뿐이었다.
‘이런 게 사랑이구나.’
우현은 은호를 생각하면 자꾸 기분이 좋아졌다.
우현은 금요일 저녁에 은호와 영화관에 가기로 했다. 저녁은 오므라이스를 먹었다. 오늘은 은호가 계산을 했다. 저녁을 먹고 바로 영화관으로 갔는데 시간이 좀 빠듯했다. 영화관에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영화를 보는 동안 우현은 은호와 딱 붙어서 영화를 보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은호 생각만 했다.
은호는 영화에만 집중을 했다. 은호는 평소에도 영화를 좋아해서 자주 보는 편이었다. 영화를 보고 은호와 우현은 영화가 끝나고 나오는 에피소드 장면을 보기 위해 기다렸다. 영화가 모두 끝나자 은호와 우현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영화관에서 나와 통로를 지나고 아무도 없는 곳에서 우현은 은호의 허리를 살짝 잡고 입을 맞췄다. 그런데 그 순간 바로 옆에 있던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은호의 얼굴이 빨개졌다. 엘리베이터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은 은호와 우현이 입맞춤을 하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들도 놀랐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은호는 우현의 손을 잡고 건물 출구가 있는 방향으로 뛰기 시작했다.
“은호야 이제 괜찮아.”
“사람들이 다 봤어.”
“난 괜찮은데. 보면 좀 어때.”
은호는 귀까지 빨개졌다.
“너무 창피해서...”
은호의 숨이 빨라졌다. 우현은 은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웃었다.
“난 좋은데.”
“뭐가 좋아?”
“그냥 너랑 그러다가 갑자기 막 뛰고 재밌어.”
은호는 얼굴을 한 손으로 만지며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난 사람들 많은 데서는 못하겠어. 이런 거.”
“이런 게 뭔데?”
“뭐긴. 방금 한 거. 나 놀리는 거지?”
“귀여워서 그렇지. 장난이야. 우리 좀 걸을까?”
“어.”
은호와 우현은 손을 잡고 걸었다.
“그런데 은호 너는 원래 술은 안 먹어?”
“나 술 먹으면 바로 잠들어서. 안 좋아하기도 해서 아예 안 먹어.”
“저번에 처음 만났을 때도 안 먹는 것 같아서 궁금했거든.”
“그런데 매번 안 데려다줘도 돼. 매번 데려다주면 힘들잖아.”
“나? 괜찮아. 같이 더 있고 싶어서 그런 거야.”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 여기서 바로 지하철 타면 집 빨리 가잖아.”
“계속 데려다 줄 건데.”
“안 그래도 된다니깐. 내가 부담스러워서 그래.”
우현은 은호의 손을 꼭 잡았다. 은호의 집에 도착하자 우현은 은호의 입술에 입맞춤을 했다.
“아까 제대로 못한 것 같아서.”
입맞춤 후에 은호는 손을 흔들고는 집으로 들어갔다. 은호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멈출 수 없었다.
은호와 우현은 자주 만났다. 퇴근 후에 잠깐이라도 보고 싶어서 산책을 같이 하기도 했다.
“오늘 가볼 데가 있어.”
“어디?”
우현은 미리 알아본 매장으로 은호를 데려갔다.
“은호 너랑 커플 반지 꼭 하고 싶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