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양주와 카발란 증류소
타이베이에서의 첫 아침은 청량했다. 화사하게 내리쬐는 햇볕을 알람으로 일어나서 만화양주를 가기 위해 짐을 챙겼다. 체크아웃을 하는 날이지만 가볍게 여행할 수 있도록 숙소 측에서 짐을 맡겨주셨다. 누군가 베푼 친절로 인해 기분이 좋았다.
가품양주와 함께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 위스키샵인 만화양주는 완화구에 위치해 있다. 다른 리쿼샵에 비해 일찍 영업한다는 장점이 있다. 평일 기준으로 영업시간은 09:30 - 21:00, 매장은 2개의 호실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호실에는 조니워커, 글렌피딕, 발베니, 글렌드로낙 등과 같이 대중적인 위스키를 다루고 있었다. 오픈시간에 맞춰 방문하니 방문객은 우리밖에 없었다. 여유롭게 둘러보다 재미있는 위스키를 찾지 못해 떠나려고 하니 아주머니께서 옆 호실을 안내해 주셨다.
두 번째 호실에선 스프링뱅크, 카발란(타이거, 이안창 에디션 포함), 부커스, 독립병입 등 한국에서 만나기 다소 만나기 어려운 위스키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가격은 엄청 저렴하다고 할 순 없지만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위스키를 큰 어려움 없이 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킵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 여행일정이 짧다면 위스키 문의 후 픽업하는 것도 방법이다.
재미있게 구경을 마친 후 카발란 증류소를 가기 위해 먼저 만화양주 근처에 있는 ‘Wanhua’ 역으로 이동했다. 로컬 기차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티켓박스 앞에 섰지만 어떤 버튼을 눌러야 할지 조금 헤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한 아저씨께서 친절히 도와주셨다. 덕분에 늦지 않게 기차를 탈 수 있었다. 또 한 번 대만 사람들의 친절 덕분에 여행이 순탄하게 흘러갔다.
https://maps.app.goo.gl/ZSQgDLi6MsNWAob77?g_st=com.google.maps.preview.copy
타이베이역에 도착해서 이동 중 남자의 쪼리가 에스컬레이터에 빨려 들어갔다. 순식간에 쪼리가 끊어져 크게 놀랐지만 침착하게 신발가게에 들러 튼튼한 크록스 같은 슬리퍼를 구입해 갈아 신었다. 여행은 예측할 수 없는 돌발상황이 많이 생긴다. 크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탄다면 신발이나 옷이 빨려 들어가지 않도록 주의하자.
카발란 증류소는 이란현에 위치해 있다. 이란행 티켓은 타이베이 버스 정류장 1층 13~15번 Kamalan 버스 창구에서 구매하면 된다. 편도 1인당 140 TWD(약 6,000원)이며 왕복으로 끊으면 조금 더 저렴하다고 해서 왕복티켓으로 구매했다.
연두색 티켓은 이란에서 타이베이로 돌아올 때 필요한 티켓이기에 잃어버리면 안 된다. 당일에만 사용할 수 있고 시간대가 정해져 있지 않기에 당일 버스만 타면 된다. 카발란 증류소와 멀지 않은 ‘자오시’는 온천이 유명하다. 온천과 그 근처 바다에서 액티비티를 즐길 예정이라면 타이베이행 버스 스케줄 체크는 꼭 해두길 바란다.
대만은 지하철을 제외하고 버스나 기차에선 음식물 섭취가 가능하다. 1시간 30여분을 달려야 했기에 샌드위치와 이온음료로 점심을 간단하게 해결했다.
버스에서 꾸벅꾸벅 졸다 보니 어느새 이란에 도착했다. 시내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방법도 있지만 편하게 택시를 타기로 했다. 20분 정도 걸렸으며 345 TWD(약 14,500원) 정도 나왔다.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도착한 카발란 증류소.
공식 홈페이지에서 영어로 진행하는 카발란 증류소 투어를 신청했지만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합류하지 못했다.
https://www.kavalanwhisky.com/kr/intro.php?ref=cHJvZHVjdC5waHAlM0ZhY3QlM0RsaXN0JTI2Y2lkJTNEMQ==
카발란 증류소는 대만의 아열대 기후에 맞는 증류 기술을 개발하여 스코틀랜드 위스키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숙성되며 열대 과일향을 느낄 수 있다.
이란현의 수자원부터 발효, 증류 시설에 대한 설명이 잘 적혀있기에 투어를 신청하지 않아도 위스키에 관심이 있으면 무리 없이 공간을 즐길 수 있다.
우리는 DIY가 목적이었기 때문에 빠르게 증류소를 둘러보고 위스키 판매 및 카페테리아가 있는 옆 건물로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