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고 가품양주, 현지인 추천 우육면 맛집 가기
위스키샵 투어를 위해 어떻게 이동해야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까 고민했다. 이동경로를 구글에 검색해 보니 버스, 택시로 이동하는 것보다 자전거가 효율적이었다. 타국에서 자전거를 타는 게 다소 낯설게 다가왔지만 색다른 경험과 추억을 만들 수 있기에 도전해 보기로 결심했다.
서울엔 따릉이가 있다면 대만엔 유바이크(YouBike)가 있다. 이용료는 30분 당 10 TWD(약 420원)로 매우 저렴하다. 따릉이와 차이점이 있다면, 유바이크(YouBike)는 대만 대부분의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다. 그렇기에 대여하는 방법을 알아둔다면 당신의 여행 선택지가 넓어지고 보다 더 편리해질 것이다.
유바이크(YouBike) 자전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어플을 다운 받아야 한다.
왼쪽 상단에 위치한 메뉴 탭에서 Login/Register 버튼을 누르게 되면 대만 현지 번호를 입력하여 로그인을 할 수 있는 페이지가 열린다.
현지 번호가 없기에 하단에 있는 ‘Single Rental‘ 버튼을 누르면 3,000 TWD의 보증금으로 5일 동안 대여할 수 있다고 안내한다. 3,000 TWD(약 126,000원)의 보증금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자동으로 환불처리 된다길래 믿어보기로 했다.
보증금 결제는 매우 간단했다. 먼저, 메일을 통해 인증번호를 받아 본인인증을 거치고 카드 정보를 입력하면 끝이다.
신용카드 사용 전 반드시 ‘해외원화결제’를 차단하길 바란다. 현지 통화에서 원화로 바꿔 결제하게 되면 수수료가 붙는데 이 금액이 생각보다 꽤 크다. 불필요한 지출이 발생하지 않도록 꼭 확인하자.
타는 만큼 등록된 신용카드에서 별도로 결제된다. 보증금에서 까이지 않으니 이 점 참고하길 바란다.
대여한 자전거로 가품양주를 향해 신나게 가던 중 스콜이 내렸다. 편의점에 들러 급하게 우비를 사서 입고 달렸지만 비가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아 호텔 건물 지붕 밑에서 비를 피했다. 비에 쫄딱 맞은 모습은 안쓰럽게 보이기도 했지만 청춘드라마처럼 순수하게 여행하는 우리의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비가 그친 후 가품양주에 도착했다. 손님이 꽤 있어서 조금 기다린 후 입장할 수 있었다.
가품양주는 한국인들에게 위스키 성지로 유명하다. 대만에서 가장 유명한 누가크래커 매장인 라뜰리에 루터스와 가깝다. 만약 일행과 같이 여행한다면, 일행을 라뜰리에에 대기시켜놓고 위스키 쇼핑하러 오기 좋다.
명성에 비해 매장이 작았고 매우 좁았다. 손님 2명이 있었는데 복잡했고 오래 있으면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손님들에게 눈치가 보일 듯 싶었다.
한국인 관광 장소로 인기 있는 만큼 한국인이 좋아하는 카발란, 조니워커 블루, 로얄샬루트가 많았고 한국보다 40%-50% 저렴했다. 면세점, 증류소보다 리쿼샵이 더 저렴하기에 원하는 위스키가 있다면 로컬 리쿼샵을 방문해 보자.
직원의 영어 실력은 계산과 관련된 대화 정도만 구사할 수 있는 듯했다. 자세한 질문을 하고 싶다면 번역기를 추천한다.
자전거로 대만을 구석구석 다녔더니 허기졌다. 이전 여행일지에서 등장한 단텅(Danteon)에서 추천받은 우육면 집으로 향했다.
https://maps.app.goo.gl/n2mnt3XX8jhcuNMLA?g_st=com.google.maps.preview.copy
밤 09시가 지난 시간이었음에도 매장 내부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무엇보다 한국인은 우리 둘 밖에 없었다. 영어로 된 메뉴판도 없는 정말 로컬 맛집이었다.
구글 번역기의 이미지 검색을 통해 메뉴를 골랐다. 면 종류와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다. 우육면과 비빔국수, 스프 종류만 시키려고 했는데 모든 테이블에 볶음 메뉴가 있었다. 이 집의 대표메뉴 같아서 먹고 싶은 재료를 체크한 후 주문을 마쳤다.
우육면은 얇은 면으로 골랐고 깔끔하고 깊은 육수와 어우러졌다. 비빔국수는 우육면보다 굵은 면을 선택했다. 마장이 들어간 듯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다. 스프에는 고기완자가 들어가 있어서 느끼할 줄 알았지만 맹숭맹숭했다. 묘하게 중독성이 있어 맑은 국물로 해장하는 느낌이었다.
메인 메뉴인 볶음이 나왔는데 뭘 넣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처음 시도하는 메뉴라 한국에서 먹어 본 재료로만 선택했는데 성공적이었다. 해
배가 많이 고파서 맛있었던 것도 있지만 음식 자체의 맛도 훌륭했다. 현지의 느낌을 느끼고 싶다면 꼭 들려보길 바란다.
자전거만 무려 5시 반 정도를 탔다. 늦은 저녁식사를 끝내고 숙소로 돌아갈려니 몸이 무거웠다. 과감하게 택시를 타고 숙소인 ‘호텔 아틱’에 도착했다.
사선창의 매력이 돋보이는 방이었다. 맞은편 건물에서 방 내부가 보이면 어쩌나 걱정도 됐지만 방 특유의 분위기에 매료되어 즐기기에 바빴다. 화장실에도 사선창이 있다. 목욕을 하며 야경을 바라보기 좋을
듯 싶지만 혹시 모르니 꼭 블라인드를 내리길 바란다.
비 맞는 걸 엄청 싫어했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자전거를 타며 같은 목표를 향해 탐험하다 보니 비가 제법 좋아졌다. 순수했던 학창시절로 돌아간 듯, 자전거 하나에도 웃음이 번졌던 대만에서의 첫째 날. 비에 대한 좋은 기억을 심어준 남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행복에 취해 하루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