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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가을처럼

가을

by 은월 김혜숙

이제 본격 가을이라며-


시절이 가고 나니 붉힐 일이 많아

숨길 일과 버릴 일 많다면서

세상은 부지런히 퇴고 중이라 합니다


나도 생에서 퇴고할 일이 얼마나

되는지 생각해 볼 일

그들에게 배울 일 한 없는 일

언제나 치매처럼 자고 나면 먹통

자고 나면 뻔뻔해집니다


사랑하기 위해 비워둘

자리를 마련하는 그 일

말캉한 홍시 일지

새콤한 귤일지

혼자만의 사랑에 빠져 봅니다


[ 나도 가을처럼 ] -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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