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 강남 싸가지 번외편 (A-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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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곱창집에 가서 밥을 먹었다.
맛집답게 사람도 많고, 그리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었는데도 맛있었다.
"어때? 맛있지?"
"어, 괜찮네."
"내가 회사 사람 여기 데려와서 밥 사주는 거 오빠가 첨이야~ 영광인 줄 알아~"
"어이구, 감사합니다. 몸 둘 바를 모르겠네."
그렇게 와구와구 먹는데, 왜 이렇게 마음이 편한지.
어떤 여성 분은 상당한 미인이라도 같이 밥 먹을 때 불편해서 체할 것 같은 때와는 많이 비교가 되었다.
곱창엔 소주라고, 한 잔 두 잔 마시니 취하면서 배도 부르고 더 편해졌다.
"오빠, 아~ 해봐"
"왜?"
"아니, 이거 쌈 싸준 거 먹어보라구."
"하, 참 별 짓을 다하네."
그러면서도 넙죽 잘 받아먹는 나.
근데, 맛있다. 흐
"맛있지?"
"어, 맛있네.
근데, 이렇게 회사 사람 쌈 싸주는 것도 첨이라고는 말하지 말아."
"앜, 그 말 하려고 했는데, 어떻게 알았어?"
"내가 너하고 밥하고 술 한두 번 먹니?
사무실에서 매일 보고 커피에, 떡볶이까지 그렇게 자주 먹는데 모르겠어?"
"히히, 그러넹"
그러고 보니, 여자친구를 사귀어도 바쁘면 주말에나 한번 보는데,
얘 하고는 정말 365일 거의 매일 보는구나 싶었다.
이성으로 느껴본 적은 없지만, 그렇게 자주 붙어 다녔는데 불편함이 없었다는 건 서로 잘 맞았다는걸까?
사귀어서 더 가까운 관계가 되어도 그럴까?
"무슨 생각해?"
"너 예쁘다고."
헙
술 김에 나온 말일 수도 있었는데, 어쩌면 진심이 무의식적으로 튀어나온 것일 수도 있었다.
아까 차에서 본 다리도 그렇고,
단둘이 술 마시며 이렇게 보니 정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오빠, 나 좋아해? (찡긋)"
"응, 좋아.
좋으니까 이렇게 붙어 다니지, 싫으면 밥이라도 같이 먹겠냐?"
"히히, 나도 오빠 좋아."
그렇게 편안하게 밥 먹고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며 생각했다.
이런 게 '자만추'인가?
(자연스러운 만남 추구)
그렇게 사귀지는 않고,
썸인지 쌈인지, 뭔지 모를 상태로 우리는 천천히 더 가까워졌다.
구내식당에서 두 가지 메뉴에서 선택할 수 있었는데,
얼마나 밥을 자주 같이 먹었는지, 내가 선택할 메뉴를 귀신같이 알아 맞힐 정도였다.
"오빠, 오늘은 A 메뉴지?"
"어떻게 알았어?"
"원래도 A 좋아하는데, B는 싫어하는 거잖아 ㅎㅎㅎ"
"맞아"
이 정도면 거의 우리 어머니인가.
싶을 때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친구가 한숨을 쉬고 있길래,
무슨 일 있냐고 물었다.
"아니, X팀의 Z 있잖아."
"엉"
"자꾸 나 좋다고 밤에 전화를 하네."
그 말을 듣는데 기분이 어째 묘해졌다.
"넌 어떤데?"
"오빠만큼 안 좋지, 헤헤"
"푸~ 뭔 소리야."
"아몰랑, 전에 몇 명해서 저녁에 같이 술 먹자고 해서 먹었는데,
그날부터 계속 밤에 전화하는데 짱나."
"그래서 넌 어떤데?"
"싫어. 내 스타일 아니야."
"그럼 싫다고 말하면 되지."
"말했지. 돌려서."
"근데?"
"계속 전화 와. 카톡하고.
씹고는 있는데 불편해 죽겠어."
흐음
어쩌지.
이거 여친도 아닌데, 희한하게 신경 쓰이네. 쩝
그래서, 이래저래 알아보니 Z가 이 친구를 좋아하긴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저녁에 술 마시며 가까운 사람들에게,
자기는 이 친구 진짜 좋아하는데 자기 마음을 받아주지 않아 속 상하다고 여러 차례 얘기했다고 한다.
'새끼, 예쁜 건 알아가지고 ㅎ‘
그러고 보면 보는 눈은 많이들 비슷하다.
Z의 성향상 상남자 기질에 열 번 찍어 안 넘어갈 나무 없다며 계속 들이댈 것 같고.
근데, 내가 이 친구의 남친도 아닌데, 가서 뭐라고 하는 것도 웃기고.
얘한테 사귀자고 해야 하나?
근데, 상황이 이렇게 되었다고 이 참에 사귀자?
그것도 웃긴데.
이거, 이 여자애가 만든 질투심 유발 작전 아니야 이거?
썸 타고 연애하다 보면, 이렇듯 오만 상상을 다 할 때가 있다.
어떤 작가님 말마따나 걔나 나나 집에서 드라마를 쓰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이어집니다.)
아래가 본 편 첫회부터 보실 수 있는,
‘내 사랑 강남 싸가지’ 매거진입니다.
제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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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네이버 paper film 님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