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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설쓰는 하루 Aug 07. 2024

겁이 많은 강아지

강아지들이 원래 겁이 많다지만, 이렇게 겁이 많은 강아지는 처음본다. 우리 집 강아지의 이야기지만 우리 집 강아지는 겁이 정말 많다. 특히 남자어른들을 볼 때 난리가 난다. 무서워서. 짖고 떨고. 그런 강아지가 자기가 닮고 싶은 여자어른들을 볼 땐 뒤를 쫓아가려고 안간힘을 쓴다. 그리하여 오늘의 제목은 『겁이 많은 강아지』이다.



식빵이는 아빠를 가장 무서워했다. 그래서 남자라면 다 무서워하는 줄 알았는데, 주인의 전 남자친구 (식빵오빠)는 무서워하지 않는다. 식빵오빠가 다녀간날에는 식빵오빠가 타고 간 차를 오랫동안 쳐다보고 있기도 했는데 그러면 한동안은 검정색 자동차가 지나갈 때마다 식빵오빠가 온 건줄 알고 쳐다보고 따라가려고 하기도 했다. 식빵오빠 말로는 식빵이가 처음엔 경계심이 있어서 물려고 했다고...


이런 식빵이도 같은 강아지들 사이에 기싸움에서는 절대 지지 않는다. 애기 때는 길에서 마주치는 강아지들은 모두 무서워서 먼저 피하곤 했었는데,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되니 먼저가서 짖는다. 그 강아지들이 식빵이 눈 앞에서 사라질 때까지 떠나가라 짖는다. 대부분은 주인이 제재를 하여 못하게 막지만.. 짖는 거 하나는 1등공신이다.


식빵이가 짖을 때가 또 따로 있는데, 배달이 왔을 때다. 초인종을 누르지 않아야 하는데 배달기사님이 잘못 누르셨거나, 노크를 하는 경우 짖음이 발동된다. 당연 낯선 사람들의 등장으로 무섭기 때문에 짖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족은 배달은 시키거나 택배를 시킬 때 절대 노크를 하지 마시고 문 앞에 두시라고 기입을 해놓는다.


털이 왕성했던 식빵이. 주인이 가장 좋아하는 사진

극 i형의 강아지는 호기심이 많아서 제일 무서워 하는 아빠한테 가지도 못하다가 아빠가 화장실 간 틈을 타 아빠방에 한번 가보고 오는 귀여운 아이다. 이런 강아지를 두고 어딜 가겠는가! (그래서 주인은 집순이다)


강아지가 갑자기 왕왕 짖고 안절부절 난리가 날 때가 있는데, 역시나 집에 손님이 왔을 때다. 이럴 때는 주인이 꼭 안아주면 된다. 보통은 주인이 손님과 얘기를 잘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강아지도 안심을 하기 마련이니까.


겁이 많은 강아지에게 간식도 잘 챙겨주고 강아지가 스트레스 받지 않는 휴식공간을 잘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보통 식빵이는 엄마 옆자리를 좋아한다. 소파스톨도 식빵이꺼다. 가끔 내가 스톨에 앉으면 주인을 위해 아래쪽에 앉는 식빵이지만.. 이런 나의 행동은 식빵이의 자리를 뺏는 것이니 주의해야할 듯 싶었다. 식빵이는 켄넬이 있지만 켄넬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가족들이랑 함께 어울려 잔다. 보통은 엄마와 자는편이고 그다음은 주인인 나와 그다음엔 동생 순으로 잠을 청한다. 식빵이랑 캠핑도 가고 싶은데, 하고 싶은건 많은데 여건이 안 되는 주인이라 미안할 뿐이다.


오늘도 겁많은 강아지를 사랑하는 은근 소심한 주인의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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