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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Singularity 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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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릉 Aug 15. 2022

Singularity

epilogue

그 동네는 어째서 나의 사주에서 지워지는 걸 허락하지 않는가


나의 청춘에서의 기쁨과 슬픔, 애틋함과 아련, 후회가 남아있는 그 동네는 다시는 가지 않을 줄 알았다.

거기선 조금씩 옅어져 갔던 그 모습은 아직까지 아스라이 희미한 잔상만이 남아있었다


그리고 오늘

막연히 일어났던 사건과, 우연했던 먼지 덩어리는 작은 조각이 되어서 새까맣던 나의 세상으로 들어온 거겠지

그 작은 조각은 온전히 자신의 빛을 내며 그 주위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 작은 조각을 올려다보고 있자니 은은했으며 때론 너무 밝아 눈을 살짝 감게 되었다.

나는 그 분위기에 휩싸여 한동안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 작은 조각은 어느새 새까맣던 하늘에 자리 잡고 가장 눈부시게 빛을 내고 있었다. 네가 사라진 자리에서 조금씩 새어 나오던 빛도, 아스라이 남아있던 희미한 잔상들도 모두 그 빛 옆에서는 보이지 않았지


작은 조각은 아낌없이 자신을 반짝이고 있었다

그 빛이 너무 밝아 눈동자가 타들어가도 좋으니, 눈부심 가득한 빛처럼 나에게 밀려오라




왜 항상 이런 이야기는 무더운 여름에서부터 시작이 되는지 모르겠지만, 이 또한 여름의 절정에서부터 시작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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