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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Singularity 0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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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릉 Aug 17. 2022

Singularity

01GRAV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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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밤하늘의 별은 왜 빛나는 거야?"


당신은 지금 사랑하는 여자 친구와 근사한 해변에 누워서 로맨틱한 분위기 속에서 위기를 맞이했다. 평소 이상형이 너드라는 여자 친구는, 당신은 이 궁금증은 단번해 해결해줄 너드라고 믿고 있는 터였다.


아! 그리고 당신의 mbti는 INTJ라고 가정을 해보자. 몰입을 더해주기 위해 INTJ는 다음과 같은 인물이다.


자, 당신은 지금 상황에서 어떤 대답을 해 줄 것인가? 심사숙고 끝에 당신은 입을 떼었다.


"질량이 있는 모든 물체는 중력으로 인해 서로 끌어당기고 있어. 별 내부도 마찬가지로 서로 뭉치기 시작하고 그러다가 너무 과하게 부딪히게 되면........."


고개를 돌려 여자 친구의 얼굴을 확인해보니, 싸늘한 시선이 나를 마주하고 있었다.




극심한 악몽을 꾼 날이면 알람 소리가 울리기도 전에 눈을 뜬다. 올해 다시 직장인의 신분을 가지게 된 나는 서툴지만 재빠르게 준비를 마치고 오늘 하루를 시작했다.


2022년 만 30살의 나이로 아직 신입사원의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는 나는, 다사다난했고 정체성 없는 20대를 겨우 넘기고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야 주위 사람들을 챙기기 시작했고 나를 챙길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5년 동안 혹사되었던 나를 되돌리기 위한 운동을 시작했으며, 취미 활동도 시작했고 사람들도 많이 만났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성과의 접점들이 생겨났지만, 그 누구도 나를 빛나게 해주지 못하였다.

나는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으면, 그 감정이 나 자신을 빛나게 만들어 주고 있었으니



그리고 오늘,

막연히 일어났던 사건과 우연했던 시간들이 합쳐져 네가 나의 세상에 계획 없이 등장했다.

목소리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네가.

하지만 네가 나를 끌어당기기엔 48시간이면 충분했다. 네가 구사하는 단어들이, 너의 말투가, 너의 그 분위기 모두 흥미로웠으며 너를 이루고 있는 전부가 나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형태가 없던 나의 감정들은 점점 중심에 모여 질량을 가지게 되었고, 점차 모아진 그것들은 더 큰 질량을 가지게 되면서 더욱 빠른 속도로 너에게 다가가고 있다.


"나의 감정들은 너의 중력 속으로 빨려 들어가 서로 뭉치기 시작하고 그러다가 너무 과하게 부딪히게 되면, 굉장한 충돌로 빛과 열을 내며 폭발할 것이다. 폭발하는 힘은 다시 중력을 밀어내게 되고,

중력과 폭발력이 평형을 이루면 그제야 적당한 크기를 유지하며 밝게 빛나게 된다."


너를 처음 마주하게 될 날엔 얼마나 밝게 빛이 나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너는 나를 밝게 빛나게 해 줄 사람이다. 너가 얼마나 크고 강한 중력을 가지고 있지 알지 못하지만, 나의 감정들은 기꺼이 너에게 빨려들어갈 준비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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