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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Singularity 0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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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릉 Aug 29. 2022

Singular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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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다사다난했던 20대를 돌아보면, 절대 남들보다 치열하게 살지도 않았으며 그렇다고 게으르게 보내지도 않았다. 학창 시절 때도 그래 왔지만, 나는 항상 어느 수준까지의 목표점을 집아두고 딱 이것을 이룰 만큼만 노력했고, 더 높은 목표엔 관심이 없었다.


그랬기에 언제나 남들만큼은 했으며, 때론 그들이 나보다 더 좋은 대학을 가거나 혹은 더 좋은 직장을 다닌다고 해도 시기나 질투를 하지도 않았다. 나는 이 정도로 무던한 사람이 되었다.

하지만 나는 어느 시점부터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했으며, 누구를 이기기 위해 치열하게 살고 있던 나를 보게 되었다.


나와 의견이 맞지 않은 사람을 배척했으며,

나에게 싫은 소리를 한 직장 상사를 증오했으며,

나에게 이별을 말한 연인을 원망했다.


나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다름을 추구했고, 항상 내 밑에 두려고 했었다.

나는 무던하지 않은 사람이 되었으며 특별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며 살고 있었다.

선량함을 가장한 나의 악랄함을 알아차렸을 땐, 역겨워서 미칠 것만 같았다.


결국 내가 쌓아 올린 것들을 다 무너뜨리고 바닥 끝까지 떨어지고 있는 나를 다시 올리기로 했다.


회사에서 퇴사를 마음먹었을 때는 뭐하고 살지 걱정이 되었다.

나보다 더 앞서 나가는 주위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조바심이 들었다.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있을 때면,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조금씩 그것들을 받아들이고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했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어느 천문학자는 무한히 광활한 공간속에 작은 점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고향인 저 점에

당신이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 우리의 어머니와 아버지

영웅과 겁쟁이, 왕과 농부

선생님들, 부패한 정치인들, 모든 인기 연예인

최고 지도자들, 인류 역사 속의 모든 성인과 죄인들이

고작 저 먼지만 한 창백한 푸른 점 위에 존재한다.

지구는 우주라는 거대한 극장의 작디작은 무대다


우리가 우주 속에 특별한 존재라는 착각 때문에

너무 많은 싸움과 증오가 존재한다.

우리는 겸손해져야 하며, 우리는 서로에게 친절해야 한다.


우리가 우주 속의 특별한 존재라는 착각에 대해, 저 희미하게 빛나는 점은 이의를 제기한다.




최근에 들어서 가장 고민이 많을 너에게

아니 앞으로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할 결정을 하게 될 너에게

겉으로는 담담하게 이야기를 꺼내지만, 머릿속으로는 수많은 걱정을 하고 있는 너에게

아직 자신도 올바르게 쌓아 올리지 못하는 내가 감히 너에게 말을 건네자면,

작디작은 먼지 위에서 잠깐 살다가는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지 않아도 된다.


내 말은 고민을 하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살자는 게 아니다.

그저 현재를 받아들이고 고난과 역경이 다가왔을 때,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을 가진다면 보다 쉽게 너는 다시 그 위에서 작게 빛나며 살아가고 있겠지.


하지만 내가 보는 너는 꽤나 단단한 사람이고, 현재까지 누구보다 더 잘해왔을 사람이다.

너는 분명 금방 너만의 해답을 찾겠지

그러니 지금 그대로의 감정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더욱 빛날 너가 되길 나는 바란다.

 

광활한 우주, 무한한 시간 속에서

당신과 함께함을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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