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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1

by 순례자

목련꽃 1


아무도 없는 봄날 오후

나무 그늘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가

담장 안의 목련만이 저 홀로

터지고 있는 것을 본다.


문득 목련은 그때 핀다.

까맣게 잊고 있다가

봄이 되면 견딜 수 없어

제 속의 불꽃 마지막 한 방울까지

뿌리 끝부터 퍼올려

저렇게 순백의 불송이들을

파란 가슴에

매달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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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