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국을 떠날 때가 40이 시작될 때였다. 고등학교 입시 교사의 경력도 있었고 또 재외국민교육 기관에서 고3 담임을 몇 차례 담당하다가 교무부장과 함께 진로진학부장의 보직을 맡았다. 규모가 작은 학교여서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업무를 담당해야 했다.
해외교사의 연차가 늘어가고 재외국민전형과 한국 대학의 수시 전형 연구를 하면서 교민신문에 입시칼럼을 연재했다. 1년에 2차례씩 한국대학의 입학처를 방문하면서 각대학의 입학처 담당자들과 자주 소통했다. 특히 해외국제학교에 입시 설명회를 나오는 입학처 담당자들과는 좀 더 친분을 쌓을 수 있었다. 그래서 주요 대학의 입시에 대해서는 문서로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부수적인 이야기들을 종종 들을 기회가 있었다. 이런 자료들은 대외비는 아니지만 입시전략을 짜고 입시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아주 요긴했다.
그렇게 방학 때마다 주요 대학 입학처를 순례하고 돌아오면 자료를 만들고 재학생들과 부모님을 대상으로 입시 설명회를 하고 매년 2회씩 교민을 상대로 공개 설명회를 해나갔다. 축적된 자료와 노하우도 쌓여서 해외 다른 지역에 설명회를 다니기도 했다. 스스로도 재외국민전형과 한국대학 수시전형에 대해서는 통찰력을 얻었다고 생각했다.
재외국민교사로 근무하던 기간이 길어지면서 그동안 4명의 교장이 바뀌었다. 그리고 계약 기간인 2년만 채우거나 때로는 1년만 있다 돌아간 선생님들도 있어서 여러 명의 선생님들과 함께 근무했다.
'신임교사 초빙'의 과정은 보통 비슷할 것이다. 홍콩한국국제학교의 경우는 매년 10월 경에 학교장이 각 과목별 초빙교사 숫자를 전달해 준다. 나는 '신임교사 모집공고'를 작성해서 교육부 재외교육기관포털, 본교 웹사이트 및 채용사이트, 교원채용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다.
지원자 서류가 마감되면 모든 교사들이 회의실에 모여 회의를 한다. 각교과목 별로 회의를 통해서 그 해에 가장 필요로 하는 재능을 갖춘 교사를 3~5 배수 내외로 뽑고 순위를 정한다. 그렇게 정리된 표와 지원서를 교장에게 제출하고 간단한 브리핑을 한다. 학교장이 최종 검토를 하고 면접대상자가 정해지면 해당 선생님들에게 1차 합격자 소식을 전하고 면접 일자를 통보한다.
나는 출장에 앞서 각 교과목별 선생님들의 명단을 작성하고 각 지원자들의 주요 요소들을 표로 정리하고 지원서에서 궁금한 이력과 경력, 특기 사항을 따로 정리해서 파일을 만들었다. 면접은 서울에서 실시했는데, 교장이 장학사, 장학관이거나 교장으로 근무했던 경험에 따라 관련이 있던 고등학교 교장실이나 다른 교육기관에서 이루어졌다. 보통 면접관은 2~3명인데 학교에 따라 학교장과 친분이 있었던 면접 장소를 제공한 교장이나 장학사(관)가 면접관을 하고 간혹 학교 이사장이 참여했다.
나도 두 차례 면접관으로 참여했는데, 사전에 서류전형을 통해서 본교에 필요한 교사의 순위를 정하고 면접을 하곤 했다. 가령 입시 유형의 변화에 따라 국어 교사 가운데 논술 지도를 잘할 수 있는 교사가 필요하면 지원서에서 논술 경력을 신뢰할 수 있을 만한 교사에 우선순위를 준다. 따라서 출신 대학이 우수하고 수능 출제 경력이나 저술 경험이 있는 스펙이 뛰어난 교사라 할지라도 당해 연도에 학교가 원하는 교사가 아니라면 탈락되기 마련이다.
당시 홍콩은 재외국민교육기관 가운데 선호도 1순위의 학교였다. 대부분의 재외국민교육기관이 변두리에 있거나 현지학교의 부속 건물을 빌려 썼다.환경이 열악했다. 규모가 커지면 해당 국가에서 외곽이나 변두리에 부지를 제공하고 한국정부의 지원과 현지교민과 현지 파견 기업의 기부로 단독 건물을 짓는다. 대부분 도시 외곽에 자리 잡는다.
그런데 홍콩한국국제학교는 홍콩에 좋은 지역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가운데 지어졌다. 교실에서 수업하다가 잠시만 고개를 돌려도 사방에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점심 먹고 잘 닦여진 해변 산책로를 한 바퀴 돌고 들어와 5교시에 들어간다. 학교 시설도 깨끗하고 안전하다. 무엇보다 한 캠퍼스 안에서 20여 개국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는 국제부가 운영되고 있어서 교사의 자녀를 보낼 수 있었다.교사들이 렌트하는 집의 크기는 작고 비싸지만 바로 학교 옆이고 깨끗하고 안정된 주거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었다.
그래서 '교사초빙 공고'에 많은 지원서가 도착하고 경쟁률도 높다. 지원한 선생님들의 스펙이 대부분 뛰어나다. 그런데 어찌하겠나. 각교과목 별로 보통 1명을 선발한다. 면접 시험장은 보통 교장실인데 분위기가 무겁고 진지하다. 사전에 준비한 기본 질문지를 동일하게 질문한다. 인성과 과목별 전문성을 검증한다. 모든 면접이 끝나면 잠시 면접과 회의를 갖과 산발 대상자의 순위를 매기고 이유를 간략하게 설명한다. 최종 합격자 순위를 정한다. 또한 과목별 1~3위를 정하는데 만일 1순위가 다른 학교로 가버리거나 올 마음이 없다고 하면 다음 순위로 넘어간다.
학교장과 면접관은 선발 순위만 정하고 나가고 나는 나머지 서류와 점수표를 모두 등위에 맞게 점수를 배분하고 작성한다. 그리고 합격자에게 축하 메일과 함께 초빙 일정에 대한 안내문을 함께 보낸다. 그리고 준비 과정에 궁금한 사항에 대한 답변을 한다. 여기까지가 보통의 내 업무였다.
* 이 글은 2000년대 초반 제가 근무했던 때의 일을 적은 것입니다. 지금의 학교와는 전혀 관련 없는 먼 옛날의 일임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