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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에 서서

by 순례자

아차산에 서서

아차산 너럭바위 위에

고양이 몇 마리

가을 볕살에 따사로이 졸고 있다


솔숲 사이로 물드는 석양빛이 그렇고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새하얀 억새꽃이 그렇고

마른풀 우거진 길섶에

외따로 핀 구절초꽃 몇 송이가 그렇고

이즈음에 나의 마음은

바람 부는 저녁숲 같아서

어스름 녘 말없이 찾아온 벗의

따스하고 부드러운 눈길 같은

달이 뜨는 것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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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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